"정시 확대 원하는 이유, 학벌·일자리 격차 커졌기 때문"

이범 교육평론가 "결과 격차 커지며 공정 요구 높아져"

29일 김병욱·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시확대 왜 필요한가' 토론회 참석자들/사진=조해람 기자

사람들이 '정시 확대'에 찬성하는 것은 교육·노동시장 등에서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결과의 격차'가 커질수록 '과정의 공정'에 대한 요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29일 김병욱·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시확대 왜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대중의 정시 확대론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결과의 격차가 클수록 경쟁 강도가 높아지고 과정의 공정이 중요해진다"고 밝혔다.

최근 20년간 학벌 격차와 일자리 격차가 점점 커지고, 소득불평등도 심각해지는 상황이 '공정에 대한 갈망'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 평론가는 "결과의 격차가 큰 만큼 날카로운 객관적 변별력이 요구되는 것"이라며 "대중의 감수성은 객관적 변별력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했지만, 실제 입시에서 객관적 변별력은 약화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입 폐지나 대입 추천제 등의 주장이 왜 비판받는가"라고 반문하며 "대학 서열 격차가 큰 만큼 (입시)공정성 요구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학끼리의 격차도 커졌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평론가는 "서울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4300만원인데 서울대를 제외한 거점국립대는 가장 높은 학교가 1700만원"이라며 "대학 서열에 따른 물질적 격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평론가는 교육 격차를 줄이는 대안으로 △고교학점제와 지역별·계층별 쿼터제 병행 △수능을 논술형으로 단계적 전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메이저대학 공동입학제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