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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티딘' 퇴출에 주저앉고 환호하고… 업계 엇갈린 표정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9.10.2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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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일동 연간 370억, 190억 타격.. 대체재 시장 치열한 경쟁 예고





항궤양제 '라니티딘'이 제약업계를 강타한 가운데 업체 간 표정이 엇갈린다. 해당 성분 의약품 시장의 기존 강자들은 매출 타격을 우려하는 반면 다른 성분의 대체재를 보유한 업체들은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며 반색하는 모습이다.

리니티딘은 발암 가능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식품의약품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밝혀져 제조·수입 판매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1700억원대 시장 타격…대웅·일동 살얼음판 = 의약품 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 시장 규모는 1722억원에 달했다. 2015년(1393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3.6% 성장률이다.



시장 성장은 '알비스' 영향이 컸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알비스는 산 분비를 억제하는 라니티딘을 기반으로 헬리코박터를 억제하는 비스무스, 점막보호제 수크랄페이트 등 3가지 성분으로 구성됐다.

대웅제약은 여기에 알비스 고용량 알비스디까지 판매해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동시에 매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대웅제약은 알비스와 알비스디에서 각각 254억원, 114억원 등 368억원 매출을 올렸다. 알비스디를 포함한 알비스 시장에는 모두 112개 제약사가 각축을 벌인다.

라니티딘 단일제 시장에서는 일동제약 '큐란'이 단연 으뜸이다. 지난해 193억원 매출이 일어났다. 라니티딘 단일제 시장의 약 40%를 차지했다. 라니티딘 오리지널인 잔탁 매출액 32억원의 6배 이상 높은 규모다.

안국약품 개스포린에프정과 개스포린정, 명인제약 라틴정, 라틴주 등도 판매중지에 의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체재로 신시장 개척 활발 = 라니티딘 사태는 효능은 비슷하지만 라니티딘 제제가 아닌 성분 의약품들 입장에선 예기치 않은 기회다. 의약품은 한 번 복용을 시작하면 쉽사리 바꾸지 않는 특성 때문에 라니티딘 공백에 침투,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빠르게 움직인 곳은 동아에스티다. 동아에스티는 얼마 전 일동제약과 소화성 궤양 치료제 '동아가스터정' 공동영업·마케팅을 위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었다. 이 약의 주성분은 파모티딘. 중증 위장병 치료제도 쓰인다. 급성 위염과 만성 위염의 급성악화기 위점막 병변 등에 개선효과가 입증됐다.

한미약품의 '파모티딘', '에소메졸'이나 국내 유일의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P-캡' 계열인 CJ헬스케어의 '케이캡정'도 수혜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보령제약은 라푸티딘 성분 '스토가'를 내세워 영업력을 모으고 있다.


라니티딘 사태 최대 피해자로 지목되는 대웅제약은 빠른 변신을 시도한다. '넥시움'과 '가스모틴'으로 라니티딘을 대체하겠다는 전략이다. 넥시움은 에스오메프라졸, 가스모틴은 모사프리드 성분이다. 위장관운동 촉진, 위염·위궤양에 동반된 소화불량 치료제로 쓰인다.

업계는 라니티딘 대체재가 다수여서 이들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본다. 시장 선점 시기를 놓쳐선 안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니티딘 판매 중단이 일시에 이뤄진 만큼 누가 먼저 깃발을 꽂느냐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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