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콘서트]"인구 구조 변화에 맞춰 사업 구조 바꿔야"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박소연 기자, 김민우 기자, 박광범 기자, 김태현 기자 2019.10.22 16:02
글자크기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 기업들 "기존 시각 버려야…새로운 생활·행동·소비양식 변화 주목"

정강일 삼성전자 TV상품기획 프로가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PopCon'에서 '기업의 미래-Lifestyle Screen''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정강일 삼성전자 TV상품기획 프로가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19 인구이야기 PopCon'에서 '기업의 미래-Lifestyle Screen''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비혼·만혼·저출산·고령화. 우리사회의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기업들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기회를 찾고 있다. 단종됐던 제품을 되살리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맞춤 상품을 만든다.

'2019 인구이야기 팝콘(PopCon)' 기업 세션에서 국내 산업별 대표 기업 발표자들은 인구감소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는 전략과 대응 사례를 발표했다. 대부분 대외용으로 처음 공개하는 '영업기밀' 수준의 내용이었다.



기업들은 인구 변화에 따라 새롭게 나타난 생활·행동·소비양식의 변화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판매 부진으로 단종했던 TV모델을 최신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신제품으로 다시 내놨다. 전통적인 '가구'를 판매하던 한샘은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쪽으로 확장했다. CJ제일제당과 롯데백화점은 소비자 행동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소비경향을 찾아내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방문학습·도서출판 중심의 사업구조를 디지털 플랫폼 구조로 전환했다.

◇'가치소비·데이터 분석·맞춤 개인화' 키워드=정강일 삼성전자 TV상품기획 프로는 "TV는 보통 자랑하는 제품이 아니었지만 오늘날은 의미가 바뀌었다"며 "과거 TV가 생필품에 가까웠다면 현재 소비자들은 '라이프스타일 스크린'을 통해 가치 소비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더세리프(The Serif), 더프레임(The Frame), 더세로(The Sero)는 TV에 새로운 소비가치를 더한 제품이다. 오늘날 TV가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생필품을 넘어 '기호품'이 된 데는 소득의 증가와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더세리프는 판매 부진으로 단종됐다가 올해 Q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신모델로 다시 출시됐다.

정 프로는 "소득 수준이 1만달러 정도면 생필품을 사는데 주력하고 2만달러면 눈에 보이는 옷, 차 등 사치품 구매를 통한 과시에 집중한다"며 "3만달러를 달성하면 나에게 의미있고 소중한 '가치구매'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집안 인테리어"라고 분석했다.

발표자들은 소비 트랜드의 구조적인 변화에도 주목했다. 남성호 CJ제일제당 트랜드전략 팀장은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고, 삶의 질이 올라갈수록 (소비자는) 더 편리함을 추구한다"며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긴 생활양식의 변화를 강조했다.


가구원과 자녀 수 등이 식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남 팀장은 "이전에는 식품의 내용물만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편리하게 요리할 수 있을지 등이 중요하게 됐다"며 "에어프라이어의 등장으로 조리가 간편해지면서 너겟, 돈가스 등 튀김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김명구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은 우선 인구 변화에 따라 백화점을 이용 고객층의 다양성을 언급했다. 그는 "과거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X세대(37~51세) 고객의 매출 비중이 최근 30%대로 떨어지고, 매출이 전 연령대에 걸쳐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며 각 소비자별 맞춤 서비스를 언급했다.

◇"인구 변화에 따라 사업구조 전환해야"=이영식 한샘 사장은 "사회적 변화가 가정의 변화를 가져오고 공간의 변화를 가져왔다"며 "이제는 가구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은 가구 판매에서 리모델링과 인테리어까지 영역을 늘렸다. 이 사장은 "1~2인 가구와 실버가구 비중이 늘어난 것은 기회요인"이라며 새롭게 생겨난 수요는 단순 제품 구매보다 '맞춤형 공간'에 대한 소비라고 말했다. 또 "맞벌이 부부, 주52시간제, 반려동물 등 다양한 요소들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생활양식이 바뀌면서 이에 맞는 공간설계가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도 중요한 대응 전략이다.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는 "인구감소로 시장 소비자는 줄어들지만, 구독경제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동시에 6년간 회원 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면서 현재는 매일 1억건의 학습데이터가 쌓이는 플랫폼으로 발전했다"고 했다. 디지털 전환의 첫 시도가 독서플랫폼 '웅진북클럽'이다. 2014년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전용 단말기(태블릿)와 전자책을 내놨다. 판매 형태도 단발성 판매에서 회원제 구독경제로 바꿨다.

외형적인 인구 구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희정 피데스개발연구소 상무는 "1~2인 가구라고 다 같은 1~2인 가구가 아니다"라며 "각 거주 지역과 목적에 따라 다양한 주거 니즈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거 수요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소득을 꼽았다. 김 상무는 "대부분 건설사는 여전히 4인 가구 기준을 설계를 하고 있는데 이제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3인 또는 1~2인 가구를 새로운 기준으로 주력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