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창당"에 "기회주의자"…선 넘은 유승민·손학규, 정계개편 가속화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19.10.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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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반공수처연대' 한국당과 통합 불씨…바른미래 당권파, 통합위원회로 '제3지대 신당'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16/뉴스1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16/뉴스1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한 지붕 두 가족'의 해체 수순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21일 두 사람 사이에 내재된 갈등도 드디어 폭발했다.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 행동(변혁)' 대표의 얘기다. 유 대표는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고 손 대표는 "전형적 기회주의자" 등 직격탄을 날렸다. 분당 흐름 속 서로를 향한 공격을 자제했던 두 사람이 '선'을 넘으면서 각각 창당, 통합 등 독자 세력화를 위한 정계개편 논의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유 대표의 이날 언론 인터뷰가 촉매제가 됐다. 그는 12월초 바른미래당 탈당과 신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 자유한국당의 통합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덮어두는 대신 자유 외 공정·정의·평등·복지 등의 가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조건도 걸었다. 사실상 통합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됐다.

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는 12월 정기국회까지는 마무리하고 그 이후 저희 결심을 행동에 옮기는 일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신당 창당 과정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 등 한국당 인사들과 논의가 있을지 여부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합의를 위한 최대공약수를 만들어 가는 중이라 다른 생각을 가진 의원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5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21/뉴스1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5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21/뉴스1
유 대표가 신당 창당 시기와 보수통합의 조건을 내걸면서 손 대표 등 당권파와는 극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제3지대'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던 손 대표도 태세 전환에 나섰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전 대표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탈당은 4월달부터 생각했다고 하고 탈당은 12월에 실행하겠다고 한다. 이런 거짓이 어딨고 이런 위선이 어딨나"라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유 대표를 향해 "원칙없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 "호남 배제 정치인", "수구보수 정치인", "분파주의를 대표하는 분" 등으로 규정했다.

손 대표는 "유 전 대표는 스스로 원칙주의자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원칙이 없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다가 결국 배신자 이름(소리)을 들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말했다.


변혁 의원들 그중에서도 유 대표를 필두로 한 바른정당계는 한국당과의 '보수통합론'에 불을 지피는 한편 독자세력화에 본격 준비에 나설 전망이다. 유 대표가 12월 "예산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결심을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국회 핵심 안건을 처리한 뒤 정치 행동을 하겠다는 명분이다.

한국당과 '조국연대'에 이어 '반공수처연대'를 결성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연결고리로 통합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처리 등을 두고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여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제2의 패스트트랙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이날도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 처리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패스트트랙 관련해선 한국당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 대표가 밝힌 '결심의 시기'인 12월까지 한국당과의 통합 혹은 신당 창당을 저울질하며 '몸값'을 계속 올릴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유 대표를 겨냥해 "유 전 대표는 통합을 애걸하고 있다. 받아주지 않으면 신당 창당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분들에게는 국회의원 뱃지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 등 바른미래당 당권파도 '변혁' 의원들과 결별을 선언하고 내년 총선을 앞둔 정계개편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손 대표는 19일 오후 광화문 촛불집회 연설에서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을 정상화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통합위원회 구성을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위원회가 구성되면 대안신당·민주평화당 관망파·무소속 의원 등과 접촉이 점쳐진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재영입을 한다는 게 호남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전국 정당이다. 왜 자꾸 대안정치, 호남 이런 이야기만 하느냐"며 "유승민 대표는 호남 배제가 몸에 뱄다. 호남 배제론자다. 바른미래당이 호남하고 통합하려고 한다느니, 대안신당이나 민주평화당과 통합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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