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수반 "美보다 다국적 중개 노력 필요"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9.10.2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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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전체 총선거 개최 희망… 대통령 재출마 여부 "아직 말할 수 없다"

【유엔본부= 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열린 제 74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그는 미국의 중동정책 탓에 2개국해법과 중동 평화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2019.09.27【유엔본부= 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열린 제 74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그는 미국의 중동정책 탓에 2개국해법과 중동 평화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2019.09.27


중동의 평화를 위해서는 미국이 단독으로 중개자로 나서기보다 다국가간의 중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대통령)이 밝혔다.

21일 아사히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압바스 수반은 미국이 곧 발표한다고 한 새로운 중동평화안에 대해 "어떤 내용도 들은 바가 없다"며 미국과 대화할 뜻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압바스 수반은 오는 22일 일왕 즉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2004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에 취임했으며 2005년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993년 팔레스타인 자치와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는 원칙적인 합의를 담은 오슬로 협정 체결 이후 미국은 중개인으로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그곳으로 이전했다. 압바스 수반은 "(미국은) 평화적 중개자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했다"며 "국제 평화회의를 열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중개하는 다국적인 메커니즘이 설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2006~2009년에 이스라엘 총리를 역임한) 에후드 올메르트 전 총리와 합의에 근접했지만 2009년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고, 평화를 위한 모든 가능성을 닫아버렸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총선 이후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연립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어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하다.

압바스 수반은 팔레스타인 전체 선거를 진행해 통일된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사도 표명했다.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는 이슬람 조직인 '하마스'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는 "가자, 요르단강 서안, 예루살렘에서 선거를 행해 통일된 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선거가 실시된다면 13년 만에 총선거가 이뤄지는 것이다.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는 하마스가 승리했으나 압바스 수반이 대통령직을 유지하면서 분리상태가 됐다. 이후 자치정부는 선거를 다시 시도했으나 하마스와 합의에 실패했다. 압바스 수반은 "당시에는 팔레스타인의 재통합을 시도했고, 그 단계에서 하마스와 협의에 실패했다"며 "이번에는 곧바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공평한 선거가 실현할 수 있을지가 선거 재개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본인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말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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