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검·경 수사권조정 의지 확인 "역사적 전환점"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9.10.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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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74회 경찰의 날 기념식, 창설이래 최대 변화 "개혁 완수할 것" 우수 경찰청엔 '화성연쇄살인사건' 경기남부청

민갑룡 경찰청장 자료사진. / 사진=김창현 기자 chmt@민갑룡 경찰청장 자료사진.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민갑룡 경찰청장이 "최근 경찰은 역사적 전환점을 맞는 시기"라고 강조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민 청장은 21일 오전 9시30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4회 경찰의 날 기념식 인사말에서 "사전 접수부터 종결까지 단계마다 촘촘한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선진 형사사법체계로 변화가 눈앞에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게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검·경 수사권조정'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는 조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접수부터 종결'을 위한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민 청장은 무분별한 수사를 비롯한 부작용에 선을 그었다. 그는 "단 한 건의 억울함이 없도록 공정하게 수사하겠다"며 "개혁의 완수와 함께 자랑스런 대한민국 경찰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수사권조정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에 권한을 분산하는 '광역단위 자치경찰제'도 추진 중이다. 민 청장은 "우리 실정에 맞는 자치경찰제를 적극 도입하겠다"며 "주민 속에서 따뜻하면서도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1945년 10월21일 경찰 창설이래 최대 변혁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변환점 맞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오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본래적 수사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다시 한 번 인권 경찰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경찰은 제복입은 시민'이라는 표어를 재차 강조하며 절차적 정의 실현을 치안활동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민 청장은 "경찰이 곧 시민임을 명심하겠다"며 "시민께 받은 힘을 오직 시민을 섬기는 데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동체와 힘을 합쳐 빈틈없이 두터운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기념식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제1회 국제치안산업박람회' 행사장에서 진행했다. 경찰은 4차 산업혁명 등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치안'을 주요 홍보 포인트로 삼고 있다.

기념식에선 이은정 중앙경찰학교장(치안감)에게 홍조근정훈장을 수여한 것을 비롯해 모두 454명에 대한 정부포상을 진행했다. 최근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이목을 끈 경기 남부지방경찰청은 우수지방청에 선정됐다. 일선 경찰관 중에선 흉기에 부상을 입고도 범인을 붙잡은 박준수 경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이밖에도 올해 7월 승합차에 깔린 시민을 구출해 '여고생 어벤져스'라는 별명이 붙은 부산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참석한다. 만취 운전자를 쫓아가 잡은 김경필씨(25)도 시민경찰로 선정됐다. 김씨는 경찰관 아버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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