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증권업계 실적추세를 고려하면 턱 없는 제안이라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업계에선 사측의 1% 임금인상률 제안 배경에는 52시간 근무제 정착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사측의 임금인상률 1% 제안에 대해 최근 정착되고 있는 52시간 근무제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권의 높은 연봉이 가능한 이유로 고객 응대 마감 시간 이후 업무에 대한 배려의 성격이 있었다는 게 사측 주장"이라며 "52시간 근무제로 8시 출근 5시 퇴근, 9시 출근 6시 퇴근이 정착된 만큼 인상 여력이 크지 않다고 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무금융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올해 증권업계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인데도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1% 인상률 제시안은 터무니없다는 주장이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노사 간 단체협약 협상에선 눈에 띄는 큰 이슈가 없었던 만큼 임금인상률 합의 여부가 올해 통일단체협약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무금융노조는 올해 증권업계 경영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지난해 인상률인 최소 3.2% 이상에서 합의가 이뤄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 협상단에 수정된 임금인상률 제시안을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사측의 수정된 제시안을 내놓을 경우 검토한 뒤 이르면 오는 11월까지 합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다만 사무금융노조는 사측에서 1% 임금인상률을 고집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가 계속될 경우 단체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호열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아직 임금인상률 협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강도 높은 대응을 얘기하기 부담스럽지만 사측에서 성의없는 태도를 일관할 경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강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협상 상황에 따라 투쟁도 불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 직원 사이에선 다소 진정된 분위기 속에서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직원은 "그동안 임금인상률을 보면 경제 상황이나 경영 환경, 별도의 추가 조건 등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났다"며 "1% 임금인상률은 당연히 만족스럽지 못한 제안이지만, 아직 협상 기회가 더 남아 있는 만큼 서로 입장을 좁혀가며 협상하길 바라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