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와 이통3사 CEO 첫 회동…어떤 대화 오갔나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9.10.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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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유튜브 등 글로벌 IT기업 합리적 망대가 산정 기준·중소 콘텐츠기업 상생 지원방안 논의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5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이동통신3사 대표들과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한 위원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사진=이기범 기자.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5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이동통신3사 대표들과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한 위원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사진=이기범 기자.


구글 유튜브를 필두로 한 해외 콘텐츠 사업자(CP)들의 국내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이 국정감사 주요 현안으로 대두된 가운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방송통신위원회에 해외 CP들로부터도 합리적 망 이용대가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내 중소 CP들이 망 이용대가 부담 경감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상생방안을 찾아달라고 이통사들에 주문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서울 광화문 인근 한식당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동통신 3사 CEO와 오찬 회동을 했다. 한 위원장이 취임 후 이통 3사 CEO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해외 CP 망 사용료 역차별 해결 시급" 공감대= 이날 회동에서 한 위원장은 "국내 방송통신 생태계의 발전과 콘텐츠 산업발전을 위해 망 이용대가 등의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며 "특히 중소 CP들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이통사가 적극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선 해외 CP와 국내 CP간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CP들은 매년 수백억원을 망 사용료로 통신사에 내고 있는 반면, 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 등은 사실상 공짜로 쓰거나 이제서야 망 이용계약 체결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왓챠플레이 등 국내 중소 CP들은 그들대로 "통신사들이 과도한 사용료를 받고 있다"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연간 약 150억원의 망 사용료를 국내 통신사에 지급하고 있다. 유 의원은 "국내 중소 CP가 국내 시장에 발붙일 곳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의 중소 CP와의 상생 주문은 이같은 국정감사 지적에 따른 당부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중소 CP들의 경우 자본력이 열악할 수밖에 없어서 망 이용대가 지불이 어렵지 않겠느냐"며 "이통사 CEO들에게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회동에 참석한 이통사 CEO들은 국내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중소 CP들을 위해 별도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동시에 이통사 CEO들은 적절한 망 이용대가 없이 무임승차 중인 글로벌 CP들이 정당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합당한 근거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국내외 기업간 공정한 경쟁환경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연말을 목표로 망 이용대가 산정 가이드라인 제정을 준비 중이다.


이날 간담회 직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중소 CP들을 어떻게 도울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구글과 페이스북 등 대형 CP에게 받은 것(망 이용대가)을 중소 CP들을 돕는 방향으로 쓰는 것도 하나의 지원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 "마케팅 과열 지양해달라"=이날 한 위원장은 방통위에 접수되는 소비자 불만 민원 중 통신 분야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이용자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최근 통신업계의 케이블TV(SO) 인수합병 추진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한 위원장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서비스의 통신품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최근 이동통신 시장이 혼탁해졌다는 우려가 있다"며 "소모적인 마케팅 과열경쟁을 지양하고 요금과 서비스 경쟁에 매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한 위원장과 이통3사 CEO들은 오찬 이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으로 이동해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제10회 방송통신 이용자주간’ 행사 기념식에 함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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