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된 KBS '김경록 PB 인터뷰' 보도 다시 봤더니…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9.10.0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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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주장대로 11일 두 건의 기사에 인터뷰 멘트 들어간 건 사실…내용은 유시민 알릴레오 인터뷰 때와 상반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왼쪽), KBS 뉴스9 /사진=머니투데이, KBS뉴스9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왼쪽), KBS 뉴스9 /사진=머니투데이, KBS뉴스9


KBS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PB)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 인터뷰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 이사장측은 김 차장과 인터뷰를 했으나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보도했으며 검찰에 인터뷰 내용을 공유했다는 주장이고, KBS는 인터뷰한 내용을 두 개의 기사에 담아 전했으며 검찰에 사실관계차 재확인을 했을 뿐 인터뷰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머니투데이가 9일 KBS가 주장한 당시 보도 내용을 다시 확인해본 결과 KBS측 주장대로 지난달 11일 김 차장과의 인터뷰가 '뉴스 9'을 통해 △[단독] 사모펀드 초기 투자 어떻게?…“정경심, 5촌 조카가 코링크 운용한다 말해” △[단독] ‘모른다’던 투자처…“정경심이 먼저 WFM 투자 가치 문의” 등 2개의 기사로 보도됐다. 즉 유 이사장이 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를 통해 KBS가 인터뷰를 하고도 보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은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하지만 보도에 나온 김 차장의 발언은 알릴레오를 통해 공개된 김 차장의 증언과는 온도차가 크다.

KBS는 지난달 11일 해당 기사에서 김 차장의 인터뷰 멘트를 전하며 "KBS취재팀을 만난 자산관리인 김 차장은 정 교수가 먼저 WFM이라는 업체를 들고와 투자해도 좋은지 알아봐 달라했다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가 자산을 맡긴 코링크PE의 전체적인 운용 상황을 알았을 가능성이 큰 대목입니다. 이와 관련해 조 장관은 투자처를 모른다고 했고, 정 교수는 WFM은 자신이 출자한 펀드에서 투자한 회사가 아니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라고 코멘트 했다. 아울러 "(친척이 관련된 회사라고 하신 건가요? 친척이 추천한 회사라고 하신 건가요?) 자기가 운용을 한다고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그런 부분에서 조금 의아심을 가졌고…" 등 김 차장의 멘트를 음성변조 처리해 일부를 잘라 전달했다. 이 부분을 보면 김 차장이 정 교수의 코링크 투자와 관련해 의문을 품는 것처럼 해석된다.



이 같은 언급은 김 차장이 알릴레오를 통해 한 증언과는 상반된다. 김 차장은 실명 인터뷰로 방송된 알릴레오에서 "정 교수가 PC 하드디스크를 없애라고 했으면 이미 없앴을 것", "(조 장관의 5촌 조카인)조범동씨(36·구속)를 사기꾼으로 보면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는) 단순한 사건",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는) 권력형 비리 아니다", "조국 장관이 PC 교체해줘 고맙다고 한 것 아니다" 등의 발언을 해 정 교수가 조범동씨 사기 사건의 피해자라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KBS의 보도에 담긴 김 차장의 인터뷰가 정 교수가 불법 행위의 중심축일 수 있다는 인상을 줬던 것과는 딴판인 셈이다.

유 이사장은 KBS측의 해명 자료가 나온 뒤인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같은 점을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KBS의 해당 보도와 관련해 "인터뷰 기사가 아니다. 그냥 검찰발 기사에 김 차장의 음성 변조된 발언을 원래 맥락에서 잘라서 (사용해), 원래 이야기한 취지와는 정반대로 보도를 하는 데 이용한 것"이라며 "인터뷰한 당사자가 어떻게 자기 인터뷰 기사라고 생각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차장이 KBS와 인터뷰를 했고, 인터뷰 내용이 보도된 것은 사실이지만 김 차장의 본래 발언 취지와는 완전히 반대로 보도됐다는 것이다.

유 이사장은 이 밖에도 KBS의 주장을 여러 측면에서 반박했다. 그는 "검찰과 KBS가 거의 LTE급 속도로 반응을 했는데 그렇게 서둘러서 반응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언론인으로서의 윤리나 이런 것들을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하려면 먼저 의사 결정권자들이 한 시간짜리 영상을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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