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릴레오 논란'에… 유시민 "KBS, 해명 신중하게 하라"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9.10.0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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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왼쪽), KBS 뉴스9 /사진=머니투데이, KBS뉴스9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왼쪽), KBS 뉴스9 /사진=머니투데이, KBS뉴스9


KBS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 인터뷰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 이사장은 KBS 법조팀장이 김 차장과 인터뷰를 했으나 보도는 하지 않고 검찰에 인터뷰 내용을 공유했다는 주장이고, KBS는 검찰에 사실관계차 재확인을 했을 뿐 인터뷰 내용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유 이사장은 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KBS의 주장을 재차 반박했다. 그는 "검찰과 KBS가 거의 LTE급 속도로 반응을 했는데 그렇게 서둘러서 반응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언론인으로서의 윤리나 이런 것들을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하려면 먼저 의사 결정권자들이 한 시간짜리 영상을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유 이사장은 8일 저녁 6시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인 김 차장 인터뷰 녹취를 공개하며 KBS가 김 차장을 인터뷰하고 해당 내용을 검찰에 흘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KBS 법조팀과 검찰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유착 의혹이 담긴 발언이다.

유 이사장은 이 방송에서 "김 차장이 자기가 신뢰하는 사람 소개로 KBS 법조 팀장이랑 인터뷰를 했는데 진실하게 보도해준다고 해서 했더니 기사는 나오지도 않았고, 직후에 조사받으러 (검사실에) 들어갔다가 검사 컴퓨터 화면을 우연히 봤는데 'KBS랑 인터뷰 했다던데 털어봐',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왔다던데 털어봐' 이런 내용이 거의 실시간으로 있었다더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김 차장이 본인에게 "언론과 검찰이 매우 밀접하다. 특히 법조출입기자들은 그렇다"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던 내 인권이 탄압이 되던 검찰 수사에 반응을 불러 일으켜서 자신감 있게 본인들 생각을 밀어붙이는 구조인데 제가 말할 수도, 압박할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은 "공영방송인 KBS 법조팀장이 중요한 증인 인터뷰를 하고 기사도 안 내보내고 검찰에 내용을 실시간으로 흘리는 게 가능하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KBS 법조팀장과 인터뷰를 해도 완전히 묻히고 심지어 KBS가 자기가 하지 않은 말을 보도하니까 김 차장이 언론을 굉장히 불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에서 김 차장은 인터뷰를 통해 "정 교수가 PC 하드디스크를 없애라고 했으면 이미 없앴을 것",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조범동씨를 사기꾼으로 보면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는) 단순한 사건",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는)권력형 비리 아니다", "조국 장관이 PC 교체해줘 고맙다고 한 것 아니다" 등의 발언을 했다.

KBS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이 끝난 직후 '뉴스9' 보도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유 이사장의 의혹 제기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 '유 이사장은 방송 전에 KBS 취재팀에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어떠한 문의도 하지 않았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KBS는 취재원의 인터뷰 내용을 유출하지 않았다"며 "정 교수의 자산을 관리해줬다는 김 차장이 사모펀드 초기 투자 과정을 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취재에 나섰다"며 " (지난) 9월10일 KBS 인터뷰 룸에서 법조팀 기자 두 명이 김 차장과 1시간 정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차장은 인터뷰 직후 서울중앙지검으로 조사를 받으러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뷰 직후 김 씨의 주장 가운데 일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검찰 취재를 통해 확인한 적은 있다. 하지만 인터뷰 내용을 일부라도 문구 그대로 문의한 적이 없으며 더구나 인터뷰 내용 전체를 어떤 형식으로도 검찰에 전달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KBS는 "또한 조국 장관 측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법무부와 정 교수 측에 질의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KBS가 인터뷰를 하고도 보도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인터뷰가 진행된 바로 다음날인 9월11일 '9시 뉴스'에 2꼭지(기사 2개)로 보도됐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김 차장이 검사의 컴퓨터 화면에서 자신의 인터뷰 내용을 봤다는 주장에는 "앞서 밝혔듯이 검찰에 인터뷰 내용을 알린 적이 없을 뿐더러 실제 인터뷰에서도 '조 장관이 집으로 찾아왔다'는 식의 질문과 답변은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9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두 가지 문제가 있다"며 KBS를 재차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팩트 취재 확인을 왜 꼭 검찰에서 하나. 검사들한테 안 물어보면 기자들은 이것이 팩트일까, 아닐까 판단 못 하나"라며 "피의자가 굉장히 용기를 내서 인터뷰했는데 검찰이 바로 인터뷰했다는 걸 알 수 있게끔 가서 사실관계 재확인을 하나. 저는 그게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KBS가 '수사에 진행 중인 사건 관계자의 증언에 대해선 다른 취재원을 통해 재확인하는 것이 취재 과정'이라고 설명한 데 대해 유 이사장은 "김 차장과 검찰은 피의자 대 검찰로 서로가 대립하는 관계였는데, 그 내용의 사실성 여부를 다시 검찰에 물어봐서 확인한다는 건 취재가 아니다"라고도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KBS가 지난달 11일 김 차장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인터뷰 기사가 아니다. 그냥 검찰발 기사에 김 차장의 음성 변조된 발언을 원래 맥락에서 잘라서 (사용해), 원래 이야기한 취지와는 정반대로 보도를 하는 데 이용한 것"이라며 "인터뷰한 당사자가 어떻게 자기 인터뷰 기사라고 생각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검찰이 지난 8일 김 차장이 일하던 증권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이미 김 차장이 다 낸 것이다. 벌써 한 달 전에 몇 년 치를 다 검찰에 제출했는데, 뭘 압수수색을 하러 갔는지 모르겠다. 이 사람은 압수수색을 세 번이나 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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