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사진=AFP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복면을 쓴 수천명의 시위대는 전날 코즈베이만과 까우룽만 등 홍콩 도심 곳곳에서 행진과 점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찬씨(61)는 "홍콩 정부는 분위기를 탐색하고 있다"면서 "만약 아무도 복면금지법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홍콩 정부는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 간섭하는 것을 포함한 어떤 것도 할 수 있게 하는 긴급법을 활용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그렇게 한다면 홍콩은 끝장이다"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진압을 시도하는 경찰에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일부는 지하철(MTR) 역사 등 공공건물 기물을 파괴하기도 했다. 중국 공상은행과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의 상점에 불을 지르고 3명의 친중파 의원 사무실에 난입하는 등 사건도 벌어졌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막사 내에서 노란 깃발을 들고 시위대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깃발에는 "당신은 법을 어기고 있으며 기소될 수 있다"고 번체자와 영어로 쓰여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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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해방군은 막사 내에서 노란 깃발을 들고 경고 신호를 보냈다. 이 깃발에는 중국어 번체자와 영어 등으로 '당신은 법을 어기고 있으며 기소될 수 있다'는 경고문이 적혔다. 아울러 광둥어로 "이후 발생하는 결과는 모두 자기 자신이 져야 한다"고 육성 경고도 이뤄졌다. SCMP는 "해방군이 전례없는 조치로 시위대에게 경고를 보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큰 충돌 없이 병영 주변을 이탈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날 시위로 오후 9시쯤 지하철 역은 모두 폐쇄됐다. 6일에 이어 7일도 일부 운행이 중단될 예정이다. 다만 홍콩역-국제공항행 고속열차는 7일 오후 1시부로 일부 역을 제외하고 운행이 재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