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본게임 앞둔 北美…'새 셈법vs로드맵' 탐색전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9.10.0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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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내일 첫 실무협상 앞서 오늘 '예비접촉'...北 "단계해법"vs美 "로드맵" 타진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뉴스1DB)2019.7.4/뉴스1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뉴스1DB)2019.7.4/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데 대해 "그들(북한)은 대화를 원한다"며 "이야기해 볼 것이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SLBM 발사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삼간 채 협상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실무협상이 예정돼 있는 만큼 대화의 동력을 살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해 보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북미 예비접촉은 궤도에 다시 오른 북핵 협상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1차 분수령이다. 5일 실무협상에 앞서 각자가 들고 있는 비핵화와 상응조치 교환 셈법을 탐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북미가 협상장에서 마주 앉는 건 '하노이 노딜' 이후 7개월 만이다.

북한에선 실무협상 차석대사로 추정되는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미국에선 마크 램퍼트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가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새로운 방법론'에 대한 기대감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미국의 새 계산법을 압박했다.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지난 3일 스웨덴 출국을 위해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조미(북미) 실무협상을 하러 간다.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었으므로 큰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가고 결과에 대해서도 낙관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협상안이었던 '단계적 합의-단계적 이행'의 비핵화 방식과 대북제재 완화 보상 등을 미국의 '새 계산법'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인터넷매체인 복스(VOX)는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영변 플러스알파(+α)'를 대가로 북한의 석탄, 섬유 수출 제재를 36개월간 유예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도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시키는 '잠정 핵동결'(temporary nuclear freeze) 방안이 포함된 단계적 접근의 새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북한 입장에선 '새로운 방법'이나 '새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들이다.


미국 협상팀도 이번 예비접촉에서 비핵화의 정의와 최종 단계를 비롯해 '플러스 알파'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 정의와 필수적 중간단계인 '핵 동결'과 '비핵화 로드맵' 작성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예비접촉에서 북미가 이견 해소 가능성에 공감할 경우 5일 첫 실무협상을 시작으로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한 외교적 해법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아직 북미 모두 '하노이 노딜' 당시의 접근법을 바꿨다는 명확한 징후가 없는 만큼 결과를 낙관하긴 어렵다. 북한의 SLBM 발사로 무력시위를 극대화한 점이나 트럼프 행정부의 '신중론'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협상 기류를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2019.6.28/뉴스1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2019.6.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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