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 팰리세이드, 국내고객은 빨리 못받는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10.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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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증산 물량 모두 수출 배정…여름에 예약한 고객은 내년 이후에나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증산 효과가 국내에서 사라졌다. 내수 수요를 이유로 추가 생산에 나섰지만 증산 물량은 물론 기존 생산 물량까지 수출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팰리세이드’는 국내 대기 물량만 3만5000대에 이른다.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팰리세이드’ 국내 판매량은 2241대로 전월보다 2.7% 감소했다. 올 들어 가장 적은 월간 판매량이다.



'증산' 팰리세이드, 국내고객은 빨리 못받는다


올 1~4월 평균 6000대 이상 팔렸던 ‘팰리세이드’는 5월 미국 수출이 시작되면서 판매량이 3700여대로 급격히 줄었다. 지난 8, 9월에는 월 2200~2300대에 그쳤다. 7월부터 미국 판매량이 한국보다 많다.

현대차는 생산량 확보를 위해 기존 4공장에서 단독 생산하던 ‘팰리세이드’를 2공장에서도 만들었다. 노조 반대가 있었지만 국내 대기 물량을 이유로 설득했다. 2공장에서는 추석 이후부터 ‘팰리세이드’를 본격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증산 효과는 수출에 집중됐다. 2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모두 수출되고, 4공장 생산량도 60~70%가 해외로 향하고 있다.

증산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10월에도 내수 물량은 3800대 정도만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2공장과 4공장에서 ‘팰리세이드’를 총 1만3000여대 생산할 계획인데 내수 물량의 2배 이상인 9000여대를 수출할 예정이다. 해외 판매가 유리한 현재 환율환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해외 판매 초기인 만큼 수출에 힘을 쏟는 것은 이해하지만 현재 상황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국내 대기물량이 3만5000대가 넘을 정도로 적체 상황이 심각하다. 올 여름 ‘팰리세이드’를 계약한 고객은 내년에나 차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계약자부터 연내 차량 출고가 어려울 전망이다.


출고 지연은 내수 고객에게 금전적인 손실도 준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가 올 연말로 끝나서다. 개소세 인하 적용은 출고시기 기준이기 때문에 올 여름에 예약해도 내년에 차량을 받으면 인하혜택을 받을 수 없다. 세부 모델에 따라 1대당 60만~80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팰리세이드’ 출고를 기다리는 고객은 당황스럽다. 팰리세이드를 예약한 한 고객은 "노사가 ‘팰리세이드’ 증산을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출고가 빨라질 것을 기대했는데, 전혀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는 국내외 생산물량 배정이 변경될 예정이어서 국내 출고량이 현재보다 확실히 늘어날것"이라며 "납기가 획기적으로 단축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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