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중 신종 오염물질, 도쿄·베이징보다 높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10.0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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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최성득 교수팀 주도

최성득 교수(오른쪽) 연구팀이 울산의 신종유해물질 오염 지도를 발표했다/사진=UNIST최성득 교수(오른쪽) 연구팀이 울산의 신종유해물질 오염 지도를 발표했다/사진=UNIST


미세먼지 등 현재 측정중인 대기오염물질보다 독성이 더 강한 신종 오염물질이 국내 연구진의 대기질 조사 과정에서 나왔다. 이는 정부가 지정·관리중인 특정대기유해물질에도 포함돼 있지 않아 보다 면밀한 신종유해물질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최성득 교수팀은 울산 지역을 대상으로 한 '신종유해물질 오염지도'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Halogenated PAHs, Halo-PAHs)’가 검출됐다고 1일 밝혔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발암성과 돌연변이성을 가진 물질이다. 유기물의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생성된다.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에 염소(Cl)나 브롬(Br) 등이 결합, 독성이 더 증가한 물질이다.



국내에선 아직 이 물질에 관한 대기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연구진에 따르면 신종 유해물질은 산업단지(산단)를 중심으로 배출됐다. 신종 오염물질을 포함할 경우 산단 지역의 대기위해성은 기존 유해물질만 측정했을 때보다 26% 증가했다.

연구진은 울산 지역 20개 지점에서 수동대기채취기를 이용해 시료를 채취·분석했다. 이를 통해 다환방향족탄화수소 13종,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 35종 현황을 파악했다.


35종의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염소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ClPAHs)’ 24종과 ‘브롬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BrPAHs)’ 11종로 다시 나뉜다.

연구진은 이들 유해물질 종류에 따라 지역적 분포가 다르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이를테면 염소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석유화학, 조선, 비철 단지를 중심으로 농도가 높았다. 브롬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석유화학, 자동차 단지 부근에서 비중이 높게 나왔다.

최 교수는 “울산에서 측정된 신종유해물질의 농도는 인접도시 부산은 물론 도쿄, 베이징 등 동북아 주요 도시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면밀한 추적 연구를 통해 대기 중 신종유해물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환경부에서는 특정대기유해물질 35종을 지정·관리하고 있지만, 최근 등장한 신종유해물질에 관해서는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실정”이라며 “현행 대기환경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신종유해물질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팀은 향후 계절별 모니터링 등을 통해 신종유해물질에 대한 면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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