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드론 잡는 '안티 드론' 뜬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09.23 04:00
글자크기

[u클린 2019]⑥한국서도 '안티드론' 기술 개발 본격화 …"정부차원 연구, 법령 정비 이뤄져야"

영국 오픈웍스에서 개발한 드론 포획용 그물 바주카포 '스카이윌' /사진=오픈웍스영국 오픈웍스에서 개발한 드론 포획용 그물 바주카포 '스카이윌' /사진=오픈웍스


여러 개의 회전날개(로터)가 달린 소형 드론(무인기) 한 대가 공중으로 떠오른다. 한쪽에선 드론을 향해 거대 총을 겨눈다. 방아쇠를 당기자 공중에 떠 있던 드론이 힘없이 바닥에 떨어진다. 국내 기업 ADE가 안티드론(Anti-Drone) 장비 ‘마에스트로’를 시연한 장면이다.



사우디 석유시설 테러 등으로 드론 위험이 확산되면서 이를 예방하고 막는 ‘안티 드론’ 기술에 관심이 모인다. 대표적 안티드론 기술로는 드론 포획 그물탄, 추락 대비용 드론 전용 에어백·낙하산 등의 물리적 방법과 드론에 방해전파를 발사해 조종할 수 없게 하는 소프트킬, 카메라에 찍힌 사람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등 전자적 방법 등이 꼽힌다.

미군은 최근 전자파를 교란시켜 드론을 떨어뜨리는 소총 모양의 재밍(jamming) 장비 ‘드론 디펜더’를 도입했다. 지난해 주한미군이 이 장비로 드론 대응 훈련을 벌여 주목을 받았다. 재밍은 방해 전파나 고출력 레이저를 쏴 드론이 조종자가 보낸 신호나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신호를 받지 못하게 교란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선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카이스트(KAIST) 등이 드론 내부 컴퓨터와 GPS(위성항법장치)에 비행금지구역을 저장해 비행 금지 구역 진입시 방향을 전환케 하는 기술, 드론 무선 네트워크 해킹 방지 기술 등을 개발중이다.



한화시스템과 같은 국내 방산기업들도 드론감시 레이더 센서 개발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드론의 전자파를 방해·교란해 떨어뜨리는 재밍 방식은 현행법상 불법이여서 활용이 어렵다. 관련 법령 정비가 우선된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사)는 지난 2월 드론탐지시스템구축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드론탐지장비·시설 구축을 내년 3월까지 완료하고,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방위사업청도 별도의 탄 없이 전기 공급만으로 운용이 가능한 드론 요격용 광섬유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마켓에 따르면 안티드론 시장은 오는 2024년 22억7600만 달러(약 2조7050억원)로 연평균 28.8% 성장이 예상된다.


이장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혁신전략연구소장은 “빠르게 발전하는 드론 기술에 비해 안티드론 기술 수준은 아직 미성숙한 상태”라며 “정부 차원의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고 법령 정비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