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지애 마약과장/사진=대검찰청 제공
원 과장은 대외적으로는 '조폭 잡는 미녀 검사'로 유명하지만, 검찰 내에서는 '자타공인 마약수사 전문가'로 통한다.
1974년생 대전 출신인 원 과장은 성균관대 경영학부를 나와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32기로 2006년 검사에 임관했다. 원 과장은 속칭 '2년차(임관 2년차를 의미함)' 때에 대구지검 강력부 소속 검사로 발령나면서 처음으로 마약수사와 인연을 맺게 됐다.
원 검사는 청주지검과 서울중앙지검을 거치면서도 마약수사를 전담하는 부서에 배치되면서 마약 관련 범죄수사통으로 명성을 높였다. 검사 인생의 팔할을 강력부에서 보냈고, 2015년에는 마약수사의전문성을 인정받아 2급 공인전문검사인 '블루벨트'를 받았다. 그런 그가 지난 8월 우리나라 마약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았다. 이후 처음 맡게 된 국제행사가 바로 ADLOMICO다.
그는 "마약 수요감축을 위한 치료재활 뿐만 아니라 마약범죄 수익 환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면서 "특히 처음으로 해외 주요 마약 수사 책임자들이 방문해 직접 자국의 마약수사 체계를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는 스페인 마약검찰청 대검사와 뉴욕시티마약검찰청 수사국장이 처음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에 참석한 해외 마약 관련 인사만 80여 명이 넘는다.
최근 '버닝썬 사건'으로 주목받은 일명 물뽕(GHB)과 마약중독을 주제로 한 '열린 포럼'은 일반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마약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를 하면 학생을 포함한 일반 시민 70여 명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온 학부모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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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과장은 "국제마약 범죄는 대부분 밀수로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나라 마약 통제를 위해서는 생산국이나 경유국들의 마약통제 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면서 "따라서 국가간 마약류 동향을 공유하고 수사기법을 논의하면서 상호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일례로 올해 초 태국인들이 국제우편으로 신종마약인 야바를 국내에 대량으로 들여왔다가 적발됐다. 그러자 검찰이 태국 마약청에 수사관을 직접 파견, 국내로 들어오는 우편물에 대한 검색을 2배 이상 강화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다. 그 결과, 해당 마약류 유입량이 급감되는 효과를 봤다.
원 과장은 내년에 ADLOMICO 회의 30주년을 기념, 마약법집행기관장회의(HONLEA)와 함께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음달 20일 HONLEA 회의가 열리는 태국 방콕을 찾는다. 그는 "전세계 마약관련 검사와 수사관들이 모이는 굉장히 큰 회의로, 내년에 ADLOMICO와 인천에서 함께 열린다면 마약퇴치 분야에서 국가적 위상이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974년 대전 △성균관대 경영학부 △사법연수원 32기 수료 △대구지검 강력부 △청주지검 조직폭력 마약 전담 △서울중앙지검 송치강력 전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국제마약 공인인증검사(2015) △서울중앙지검 조사부 부부장 △제주지검 형사3부장 △대검 마약과장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국제 마약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대한민국 검찰이 1989년 창설한 국제회의다. 당시 대한민국 주재 외국 대사관 연락관 4명이 참여해 시작했다. 이후 미·중·일, 아시아태평양 및 유럽지역 23개국과 UN마약범죄사무소, 인터폴, 세계관세기구 등 5개 국제기구 마약관계관 등이 참여하는 지역 내 대표 국제회의체로 성장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내년에 창설 30주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