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재외공관 활용한 수출지원

머니투데이 김영문 관세청장 2019.09.19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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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재외공관 활용한 수출지원


수출이 9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9월 초 플러스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실정이다. 수출주도형 경제체제를 구축한 우리나라로서는 심각한 상황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중소수출기업들을 지원하는 정부의 수출지원정책은 500개가 넘는다. 그럼에도 중소수출기업들은 정부 지원 부족을 호소한다. 지원정책이 효율적으로 구성되지 않고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획기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중소수출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수출 관련 지원은 뭐니뭐니해도 내 물건을 어디에 팔 수 있을까 하는 정보, 즉 해외수요정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부의 수출지원정책은 수출기업이 찾아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나아가 각 기관에 산재한 수출지원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이 있으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우선 해외수요정보를 확보하는 방안이다. 현재 코트라가 유료로 수집·제공하며 해외수요정보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2만8000개 정도의 해외정보가 공개돼 있다. 일견 많아 보인다. 그러나 라면에 관한 정보는 10개 정도 있을 뿐이다. 이를 재외공관이 작성하면 어떨까. 공관이 100개라면 90개 공관의 정보는 없는 것이다. 미작성 공관에서 기존 보고서를 참조해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바로 28만개, 아니 280만개 정보를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뿐인가. 그 과정에서 정보생성기술이 더 개발될 것이고 관련 인원들과의 네트워크도 개발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 생산은 굳이 우리나라 외교관이 아니라 똑똑한 현지 직원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직원이 독립해서 한국제품 수입상이 될 수도 있다.
 
다음은 맞춤형 수출지원정책 이행방안이다. 관세청 조사에 따르면 500개 넘는 중소기업 수출지원정책이 있으나 수출중소기업의 58%가 이러한 지원정책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자체가 중심이 되면 해결할 수 있다. 지자체가 관내에 소재한 수출지원기관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내 수출중소기업의 실정을 파악한 다음 그 협의체에 대한 지원을 상정한다. 각 기관으로부터 통보받은 지원가능제도를 취합, 정리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해외와 국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지원기관을 만드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론 수출정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10명, 코트라에서 10명, 각 수출지원기관에서 1~2명씩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등 각 협회에서 2명씩 해서 40~50명의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협회에서 나온 사람들이 각 공관에서 보내오는 해외수요정보를 협회별 내용으로 분류하고 정리해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해당 협회를 통해 전국으로 회원사에 전파한다. 그리고 각 지자체나 수출업체의 추가 정보 요구를 해당 정보를 생산한 공관으로 전파한다. 이렇게 정보가 왔다 갔다 하다 보면 개별기업 수출에 필요한 정보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이러한 과정에서 수출과 관련한 모든 정보가 이 기관으로 모이고 그렇다면 보다 적시성 있는 수출지원대책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중소기업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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