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들어서…" 지적장애여성 폭행 뒤 암매장 일당 검거

익산 원룸서 동거하며 상습 구타…경찰 살해 동기·방법 추궁

사건사고 그래픽 / 사진= 뉴시스

지적 장애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일당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살인과 시신유기 등의 혐의로 A씨(28)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범행을 도운 다른 피의자 1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 등은 지난달 18일 오후 익산의 한 원룸에서 B씨(20·여)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경남 거창의 한 야산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들은 군산지역에서 알고 지낸 동네 선후배 사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B씨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6월 말부터 이 원룸에 함께 살면서 지적장애를 앓는 B씨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틈만 나면 구타하고 욕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두 달 넘게 원룸 안에서 이뤄진 상습적인 폭행 끝에 B씨가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은 B씨와 함께 원룸에 감금됐던 C씨(31)의 부모가 "딸이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C씨는 지난 15일 원룸을 빠져나와 친구 집에 몸을 숨겼지만, 이내 A씨 등에게 발각돼 다시 익산의 원룸으로 끌려갔다. 이를 알게 된 친구는 곧장 C씨의 부모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경찰은 C씨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B씨가 살해된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 한 달 만에 A씨 등을 긴급체포해 범행을 추궁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살해 동기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