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국 부품 한개라도 더…" 재고 쌓기 나선 한일 車업체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9.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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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 "현대차, 일본 부품사에 납품확대 요청
日부품사도 하위 부품 韓 기업으로부터 앞당겨 수입"

"상대국 부품 한개라도 더…" 재고 쌓기 나선 한일 車업체들


한·일 무역갈등이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양국 자동차업계가 상대국산 부품 재고를 쌓아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재료에 대한 한국으로의 수출 절차를 강화한 움직임이 다른 분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1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관계자를 인용해 현대차가 두 곳 이상의 일본 자동차 부품회사에 대해 수출(납품) 확대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수출 규제 강화를 우려해 현대차가 3개월분의 재고를 확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현대차는 닛케이에 "구매 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국 자동차업체로부터 수출 확대 요청을 받은 기업은 덴소, 파이오락스, 야자키소교 등이다. 닛케이는 "덴소는 현대차의 요청을 받아 전자부품 수출을 늘리는 등 대응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파이오락스는 변속기 등에 사용되는 스프링을 늘려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자키소교는 자동차 부품 중 와이어 하니스(자동차 배선의 다발)를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진다.

닛케이는 "한국과 일본이 상호 수출관리를 엄격히 하는 가운데, 갈등 심화를 우려해 한일 자동차업계에서 부품의 수출입을 앞당기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일본기업들도 한국으로부터 부품 수입을 늘린다고 전했다.



자동차 도어 손잡이나 열쇠 등을 다루는 일본기업 '알파'는 한국으로부터 관련 부품은 연간 수천만엔(수억원) 규모로 수입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 8월부터 2개월분 재고를 비축할 목적으로 수입을 늘린 것으로 보도됐다. 자동차용 프레스 부품업체 '토프레'도 한국으로부터 접합 부품 재고를 2~3개월어치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 7월 일본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재료 3품목에 대해 한국으로의 수출관리 절차를 강화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시켰다. 한국 역시 18일부터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했으나, 특정 품목에 대한 규제는 적용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8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으로의 자동차 부품 수출 규모는 50억1000만엔으로 전년 동기대비 11.5% 감소했다. 다만 이는 일본의 전체 국가에 대한 자동차 부품의 수출 감소폭(13.6%)보다는 작다.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한국으로 701억엔어치 자동차 부품을 수출했고, 한국에서 수입한 부품 규모는 785억엔이다.


닛케이는 "양국 자동차 부품사들은 자동차 대기업과 협력해 기술 개발을 해왔기 때문에 품질이 높다"며 "수출 관리 엄격화가 양국 자동차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면 (수출입) 절차에 시간이 지연되고 조달처를 바꾸는 데도 시간이 걸리므로 양국 간 재고 비축의 움직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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