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개국 ASF와 사투 중=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세계 각국의 동물 전염병 발병 사례를 취합한 결과, 이 기간 ASF가 새롭게 발생했거나 계속 전염되고 있는 나라는 20개국에 달한다. 대부분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 아시아와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다.
가장 최근 ASF 발병 사례는 필리핀에서 발생했다. 지난 9일 필리핀 루손섬 남부 리살주와 불라칸주의 7개 농장에서 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 필리핀 당국은 즉시 8000마리 정도를 도살 처분하며 초기 진화에 나섰지만, 퇴치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수십 년 ASF에 시달린 유럽=ASF 바이러스는 1921년 케냐에서 처음으로 인간에 의해 발견됐다. 이후 1957년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벗어나 포르투갈에 상륙한다. 이어 1960년 스페인, 1964년 프랑스, 1967년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으로 번졌으며 1970년대에는 쿠바와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 등을 휩쓸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각각 1994년, 1995년 ASF를 완전히 몰아내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이나 ASF에 시달려야 했다.
아프리카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ASF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ASF 퇴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2016년부터 회원국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ASF 방역과 진단, 확산 방지 방법 등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1월에는 ASF 백신 개발을 위한 '청사진과 로드맵(Blueprint and Roadmap)'을 마련하고, 회원국이 공동으로 체계적인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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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뤽상부르주 비흐똥의 한 연구시설에서 수거된 야생 멧돼지의 아프리가돼지열병(ASF)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인 연구진. /사진=AFP통신
또한 통제구역 밖으로 야생 멧돼지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주요 경계와 고속도로 등에 접근방지 그물망을 설치했으며, 사람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이후 벨기에의 ASF 감염 건수는 급감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6월 8건 발생 이후 추가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안심하지 못한 벨기에 당국은 지난 7월 1일 7000헥타르를 추가로 통제구역으로 지정했으며, ASF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야생 멧돼지를 지속해서 사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