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토종 OTT 출범식, 나란히 앉은 과기정통부 장관과 방통위원장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19.09.1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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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가 지난 16일 진행한 ‘웨이브’(wavve) 출범식. 이날 행사 현장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KBS, MBC, SBS 지상파 3사가 합작한 통합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연말 국내 서비스 출시를 예고한 디즈니 등 글로벌 OTT들이 맹공세를 펼치며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토종 OTT 출범에 대한 정부의 기대와 관심이 크다는 얘기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축사에서 “정부도 통합 OTT 출범이 산업계 혁신 시도로만 그치지 않도록 기업들의 방송·미디어분야 혁신서비스 개발과 경쟁력 제고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방통위는 미디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 간 상호 협력을 지원하고 융합환경에 걸맞은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양대 부처 수장이 모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그러나 업계가 아쉬워하는 건 정부의 지원이 아니라 규제 완화 의지다. 콘텐츠·플랫폼·요금·이용자 보호 등 전 부문에서 규제를 받는 국내 사업자들과 달리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해외 OTT사업자라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자유롭다. 제도적 특혜나 다름없다. 해외 사업자들과 공정한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유료방송 가입자 규제(합산규제) 일몰 후 후속 대책안의 추진과정을 보면 정부가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유료방송 사후규제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시장집중사업자지정제도가 대표적이다. 점유율로 사업자를 규제하는 대신 시장집중사업자를 지정해 관리하자는 안이다. 방송업계에선 규제를 완화해도 모자랄 판에 또 다른 옥상옥 규제를 내놓는 것 아니냐며 걱정한다. 급변하는 방송통신 미디어환경에서 국내 사업자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일, 그 출발점은 정부 스스로 통제권을 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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