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 1년, 국민 여론이나 평화프로세스 모두 흥분이 가라앉고 냉정이 회복되는 시기였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회의론도 커졌다. 순간순간이 문 대통령에겐 고비였다.
【서울=뉴시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3차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을 방문해 2박 3일 일정을 수행하고 돌아왔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3장면을 뽑아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어 보았다. 사진 (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며 시민의 환호에 손 들어 답 하고 있다. 사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경축 기념공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보기 위해 입장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 (아래)평양남북정상회담 3일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2018.09.22.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북한은 미국과 직거래에 나선 듯했다. 남북대화도 연쇄 차질을 빚었다. 남북 철도연결은 착공식 다음 삽을 뜨지못했다. 여름 한미연합훈련이 예고되자 북한은 우리 정부, 심지어 문 대통령까지 거칠게 비난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DMZ 둘레길 개방행사에 참석했다. 남북 긴장완화와 평화의 상징으로 조성한 '평화의 길'을 다양한 계층의 국민과 함께 걸었다. 외교무대도 적극 활용했다.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순방땐 북한에 비핵화를 촉구했다. 4월 방미, 6월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땐 한미공조도 착실히 다졌다.
9.19 평양 남북정상회담 후 1년 일지/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맞대응보다 외교무대 뛰며 절실함 보여= 남북대화에 대해선 늘 회의론이 따른다. 북한문제의 핵심은 비핵화이고, 본질적으로 북미간 문제다. 이에 따르면 남북대화는 북미협상에 종속변수다. 북미가 다시 마주앉으려는 것도 미국의 지속적-전방위 압박 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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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고정관념에 머물지 않았다. 현실은 인정하면서 새로운 상상력을 채웠다.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같이 굴러갈 때 한반도평화가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재와 촉진이라는 공간도 그렇게 열렸다. 북미 정상의 6·30 판문점 회동에 판을 깔아주는 등 고비마다 북미 양측에 접점을 제공한 문 대통령의 역할을 빼고는 현재 국면을 설명하기 어렵다.
16일 현재 남북미 당국은 톱다운에만 의존하지 않는 기류다. 치밀한 실무협상으로 서명란만 남긴 합의문을 도출해야 3차 북미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상황에 대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도 대화의 마지막 고비를 넘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선 "우리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