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10대에 전세계 유가 배럴당 10달러 뛴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강기준 기자 2019.09.1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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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산유랑 반으로 뚝…중동 군사갈등 고조 "미국도 이란 정유시설 타격해야"

/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중동 정세가 격화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14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드론 10대가 사우디 동부 해안에 위치한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석유시설 두 곳을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 사우디 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진화됐으며 인명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자신이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란의 단독 소행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과 전쟁 중인 반군은 "사우디의 불법 침략에 대응해 그들의 석유 시설 2곳을 무인기 10대로 직접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예멘 반군이 이 공격을 수행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이란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전례 없는 공격을 가했다"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를 했다"면서 "미국은 중대한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측은 공격을 받은 석유시설 두 곳을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우디 산유량의 절반에 가까운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는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아브카이크 단지는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70%를 탈황·정제하는 핵심 생산시설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으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래피단 에너지그룹의 밥 맥넬리 대표는 "공격을 행한 곳이 어딘지에 따라 공포감이 더욱 커지면,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달러 또는 그 이상으로 쉽게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일 쿠퍼 IAF 리서치담당자도 "사우디 석유시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에 최소 배럴당 5달러 이상 유가가 오르고 10달러까지도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우려에 사우디와 미국 에너지 당국은 비축유를 풀어 원유 수급에 끼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성명을 내고 "재고가 충분해 공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며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사우디 및 주요 산유국·수입국과 연락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군사갈등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이란의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고려해야할 때가 왔다"면서 "이란은 실질적인 피해를 보지 않는 한 잘못된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을 제안했다. 후티 반군도 사우디가 반군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는 한 이같은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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