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등급 전락한 포드…무역전쟁 희생양 되나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9.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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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남미 판매 부진, 유럽선 대규모 구조조정…2분기 실적 86% 급감, 신기술 대응 지연 우려도

미 포드자동차 로고. /사진=AFP미 포드자동차 로고. /사진=AFP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투기등급'으로 전락했다. 포드에 투자하는 것이 도박처럼 위험하다는 뜻이다. 이는 포드 실적이 급격하게 나빠졌기 때문인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무역전쟁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제적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9일(현지시간) 포드 회사채 등급을 투자적격등급인 기존 'Baa3'에서 투기등급인 'Ba1'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생산 조정을 위한 공장 폐쇄 등을 위한 비용 부담으로 실적 개선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 때문에 환경규제 강화와 자율주행 등 신기술에 대한 대응도 늦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포드는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줄어든 1억4800만달러(약 1766억원)에 그쳤다. 무역전쟁으로 중국과 남미에서 자동차 판매가 부진했던 데다, 유럽과 남미 사업 축소로 정리해고 비용 지출이 많았기 때문이다. 포드는 이미 영국 엔진공장을 폐쇄했으며, 남미에서는 대형트럭사업에서 손을 뗐다.

또 내년 말까지 프랑스 변속기 공장, 러시아 조립공장 등 유럽 내 5개 공장을 추가로 폐쇄하고, 1만2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현재 유럽 전체 직원의 4분의 1 정도를 줄이는 것이다. 무디스는 "앞으로 몇 년 동안 포드가 구조조정에 지출할 비용은 장부상 약 110억달러(약 13조원), 현금은 70억달러(약 8조3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면서도 "현재 포드가 보유한 현금은 232억달러(27조6850억원) 규모로 앞으로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서비스 회사 콕스오토모티브의 찰리 체스브러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끝내고, 경제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면 포드의 투기등급 회사채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변수가 너무 많으며, 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드 주가는 이날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3%가량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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