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전 창업 후 첫 사무실로 사용했던 아파트를 찾아 초심을 되새기고 있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겸 회장. /사진=알리바바
중국 항저우가 고향인 마 회장은 항저우사범대를 졸업하고 영어교사로 일하다 1999년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지금도 알리바바 본사는 항저우에 위치한다. 마윈은 은퇴 직전 알리바바가 탄생한 항저우의 '후판(湖畔·호숫가)가든' 아파트를 찾아 "세계의 많은 기업이 초심을 잃고 이익만을 쫓다가 망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알리바바는 앞으로도 꿈을 좇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윈의 뒤를 이어 알리바바 회장에 오른 장융(張勇·다니엘 장·47). /사진=AFP
◇후계자 장융, '광군제' 주역=알리바바 회장직은 장융(張勇·다니엘 장) 최고경영자(CEO)가 이어받았다. 상하이 출신의 장 신임회장은 대학에서 금융학을 전공한 이후 미국 회계회사 등에서 근무한 재무통이다. 마윈은 2007년 당시 중국 최대 게임회사 최고재무잭임자(CFO)로 일하던 그를 공들여 알리바바로 영입했다.
장 신임회장은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로 보답했다. '광군'은 솔로라는 의미로 1이 네 개 모여 있는 11월11일에 쇼핑을 하며 외로움을 달래자는 뜻에서 기획됐다. 2009년 광군제 첫해 매출은 5000만위안(약 83억73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2135억위안(약 35조7500억원)에 달했다. 고급 상품 위주의 '티몰(중국명 타오바오)'도 그의 작품이다. 알리바바 이사회 멤버이자 야후 공동창업자인 제리 양은 "장융은 말보다 결과로 말하는 사람"이라며 "그의 실행력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장 회장은 앞으로 전자상거래와 금융 등 기존 사업 이외에 의료,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난관도 예상된다. 알리바바는 최근 중국 소비증가세 감소와 홍콩 시위 등의 영향으로 150억달러(약 18조원) 규모의 홍콩 증시 기업공개(IPO) 계획을 연기했다. 알리바바 투자자인 리드엣지캐피털의 미첼 그린 창립자는 블룸버그에 "장융은 알리바바 수익 증가를 위한 새로운 씨앗을 찾아야 한다"면서 "지금 그 씨앗을 많이 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