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땅 '공짜 사용료' 내년 2105억↓ 재정 허리띠 졸라맨다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19.09.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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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종시청사·소방서 등 국유재산 4811억원어치 넘겨…내년에는 4개 항만 배후단지 조성 사용료 감면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의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지난 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 5부두(관공선부두)에 선박들이 줄지어 정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의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지난 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 5부두(관공선부두)에 선박들이 줄지어 정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년에 나라 땅을 지방자치단체 등이 사용료 없이 쓰는 '국유재산 특례지출' 규모가 올해보다 2105억원 깎인다. 내년 적자재정에 따른 세수 절벽을 감당하기 위해 세금 감면 혜택을 줄이는 차원이다.

8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0년도 국유재산특례지출예산서'에 따르면 내년 국유재산특례 총지출은 9688억원으로 올해(1조1793억원)에 비해 2105억원(17.8%) 줄어든다.



국유재산 특례지출은 국유재산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사용료·대부료·수익 대가 등을 줄여주거나 면제해주는 것과 함께 국유재산을 무상으로 양도(양여)하는 등 국유재산특례 운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재정수입의 감소분을 의미한다.

지난해 5529억원에 불과했던 국유재산 특례지출은 올해 1조1793억원으로 113.3% 늘었다. 늘어난 특례지출 중 대부분은 세종시에 쓰였다. 올해 세종시에 대한 국유재산 양여금액은 4811억원이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종시청과 소방서, 학교 등을 특별회계를 통해 건설했다"며 "국유재산 부지를 무상으로 양도하고, 소유권을 세종시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특례지출 대상 국유재산 면적은 289㎢, 장부가액은 18조9000억원에 달한다. 면적 기준으로는 전체 국유재산의 1.2%, 장부가액은 전체의 1.7% 수준이다.

특례유형별로는 사용료 감면이 올해 6958억원에서 내년 7785억원으로 늘어난다. 해양수산부의 항만공사 배후단지 조성에 따른 사용료 감면 면적이 올해 9.522㎢에서 내년에는 11.013㎢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유재산 양여는 올해 4845억원에서 내년 1903억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이는 세종시에 올해 시청사, 소방서 등 부지 양여가 끝나기 때문이다. 1903억원은 모두 내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기초과학연구원에 연구원 본원 1차 건물을 양여하는 금액이다.


분야별로 보면 교통물류·과학기술·산업중기·교육 등 4개 분야 특례지출 규모가 8270억원으로 전체의 85.4%를 차지한다. 교통물류는 부산, 여수광양, 울산, 인천 항만공사의 사용료 감면이 주 원인이다. 부산신항 서 '컨테이너' 항만배후단지, 인천신항 배후단지, 인천신항 아암물류2단지 등에 따라 특례면적이 증가하는 추세다.

과학기술 분야는 기초과학연구원에 대한 양여로 내년 특례지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모양새다. 산업·중기·에너지는 외국인투자지역, 자유무역지역 등 입지지원 확대에 따라 올해 1281억원에서 내년 1349억원으로 증가한다. 교육은 국립대학병원(672억원), 서울대(301억원) 사용료 감면 등이 올해와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사회복지분야는 298억원으로 올해 청소년단체 지원이 끝나면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농림수산은 268억원으로 국유림 사용료 감면(224억원)이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보건은 238억원으로 국립중앙의료원 특례가 늘고 있다.

한편 공공부문 특례지출(8121억원) 외에 민간부문 특례지출(1567억원)도 전체의 16.2%를 차지했다. 영리법인에 대한 특례 지출이 올해 1238억원에서 내년 1296억원으로 늘어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외국인투자지역·자유무역지역 입주기업이 주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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