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서울 여이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예상 밖이었다. 최근 한 일본 신문의 한국 주재 기자를 만났다. 그가 만나서 처음 꺼낸 화제는 한일 갈등이 아니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다. 처음엔 민감한 한일 문제를 피하려는 핑계일까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文정부, 조국에서 눈 돌리려고 대일 강경책 쓴다"는 日언론들
6일 오전 9시 기준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재팬에서 뉴스 랭킹 2위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관련 기사가 위치해 있다. 이 기사는 조 후보자 의혹 관련 청와대와 검찰의 충돌을 다뤘다. /사진=야후 재팬 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9.8.15 /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소미아 파기 이후 관심 ↑… 지명 당시에도 '대일 비판 선봉장'
지난달 9일 아사히신문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게재한 기사. 동그라미 친 부분은 '대일비판의 선봉장'이라는 뜻이다. /사진=아사히신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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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한 8월 넷째주(19~25일)에는 6시간 40분으로 급증했으며, 조국 후보자 논란이 불거진 다섯째주(26일~9월1일)에는 무려 13시간 57분에 달했다.
일본 언론은 조 후보자 지명 당시부터 '대일 비판론자'라며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한(8월 9일) 다음날 마이니치신문은 조 후보를 두고 "조선일보의 일본어판 제목을 '매국적'이라고 지적하는 등 대일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도 그를 "대일 비판의 선봉장"이라며 "지명 후 검찰 개혁 의지를 '서해맹산(誓海盟山)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이 1592년 임진왜란 때 자신의 충정을 노래한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키 185cm'·'F4의 꽃미남'… "한류 드라마 캐릭터 같은 보도"
지난달 28일 NNN(니혼뉴스네트워크)가 조 후보자 관련 보도를 하며 소개한 프로필. '신장 185cm'가 눈에 띈다.
일본 NNN(니혼뉴스네트워크)는 지난달 28일 조 후보자 관련 보도를 하며 '신장 185cm' 등 불필요한 정보를 담은 프로필을 게재했고, 지상파 민영방송인 TV아사히는 지난 3일 '하토리 신이치 모닝쇼'에서 조 후보자의 별칭에서 따온 양파 소품을 사용해 논란을 전했다.
일본 유명 연예 주간지 프라이데이 역시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젊은 층 지지율 급락 원인은 '꽃보다 남자' F4의 꽃미남", "(조 후보자는) 대학 시절 책상에 러브레터가 넘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전해, 마치 연예인 관련 보도를 방불케 했다.
지난 3일 일본 TV아사히가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을 소개하며 양파 소품을 사용한 모습. 한 껍질 벗겨낸 소품 안에 '딸의 부정입학'이라고 쓰여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가 겨냥하는 시청자층은 주로 혐한층이다. 편파 혹은 왜곡 보도에 대한 우려가 이는 이유다. 이 프로듀서는 "한국을 취급하면 계속 시청률이 높게 나온다"면서도 "프로그램이 혐한을 부추기는 내용에 맞추다 보니 냉정한 시각을 지닌 방송이 적다"고 지적했다.
한일관계에 정통한 고하리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양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본심을 말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인터넷에 만연하고, 이에 텔레비전 담론도 영향을 받아 무엇을 해도 좋다는 가벼움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