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하지 마라…협상 재개 만으론 부족하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9.0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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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美中, 실무회담 이어 10월 고위급 협상…美 서비스 경기, 제조업 둔화에도 선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려면 단순히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된다는 것 이상의 좋은 소식이 있어야 한다. 지나치게 흥분하지 말고 S&P 500 지수가 3000선에 가까워질 때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JJ 키너핸 TD 아메리트레이트 수석전략가)

미국과 중국이 10월초 무역협상을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세계 증시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실질적 진전이 없는 한 달라질 건 없다. 어느 한쪽도 양보할 의사는 없다.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이유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72.68포인트(1.41%) 오른 2만6728.1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38.22포인트(1.30%) 상승한 2976.0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139.95포인트(1.75%) 오른 8116.83에 마감했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도 전날보다 2.74포인트(0.72%) 오른 385.92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101.74포인트(0.85%) 상승한 1만2126.78, 프랑스 CAC40 지수는 61.30포인트(1.11%) 뛴 5593.37을 기록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류허 부총리가 미국의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고 다음달초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고위급 협상에 앞서 이달 중순 실질적인 협상 진전을 위한 차관급 실무회담도 열기로 했다.

FTSE 러셀의 알렉 영 상무는 "비록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낮지만,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주는 부담이 워낙 크다보니 협상 재개 자체만으로도 시장이 안도감을 느낀다"고 풀이했다.

한편 오는 17∼18일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관계자들의 언론 인터뷰와 공개 연설 등에 비춰볼 때 0.5%포인트 이상의 대폭 금리인하는 연준 내부에서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미 국채 금리 하락 등 경기에 대한 시장의 암울한 신호에도 불구하고 연준 위원 대다수는 약 11년간 이어온 미국의 경기확장세가 완만하게 지속되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도 목표치인 2%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95.8%, 동결될 가능성을 4.2% 반영하고 있다.

연준의 기대처럼 미국의 경기는 제조업 둔화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에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4로 7월(53.7)보다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3.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PMI의 50은 경기 확장과 위축을 나누는 기준으로, 50보다 높으면 확장 국면에 있다는 뜻이다.

서비스 기업의 신규 주문이 6% 이상 늘면서 서비스 PMI가 개선됐다고 ISM은 설명했다.

반면 미국의 제조업 경기는 약 3년만에 처음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지난 3일 미 ISM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PMI는 49.1로, 전월(51.2)에 비해 대폭 떨어졌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51.0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ISM의 제조업 PMI가 50을 하회한 것은 35개월 만에 처음이다. ISM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 기업들의 수출 주문이 크게 줄어든 것을 지표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국의 신규 실업자는 소폭 늘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계절조정 후 21만7000건으로 전주 대비 1000건 증가했다.

당초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1만5000건을 웃도는 수준이다.

4주간 평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1만6250건으로 1500건 늘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 증가는 그만큼 고용시장 사정이 나빠졌다는 뜻이지만, 현재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절대적인 수준은 역사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제조업 위축 조짐에도 불구하고 무역전쟁에 따른 고용시장의 타격은 크지 않다"고 풀이했다.

로버트 W. 베어드의 마이클 안토넬리 전략가는 "미국의 제조업은 둔화되고 있지만 서비스업과 고용 등 다른 경기 지표 가운데 어떤 것도 경기침체를 가리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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