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번째 생일 맞는 중국이 안겨준 3가지 선물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9.0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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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홍콩 송환법 철회 △지급준비율 인하 계획 △경기지표 호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통신/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통신/뉴시스


"다음달 1일 중국의 건국 70주년 국경절 주간이 시작된다. 생일 잔치를 대규모 시위와 경기둔화 속에서 치르고 싶은 사람은 없다." (유세프 압바시 INTL FC스톤 전략가)

오는 10월1일 중국은 건국 7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포함한 성대한 기념 행사를 연다. 생일 잔치를 앞두고 중국이 전세계 금융시장에 작은 선물들을 안겼다.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회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계획 △경기지표 호조. 이 3가지가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를 랠리로 이끌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7.45포인트(0.91%) 오른 2만6355.4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1.51포인트(1.08%) 상승한 2937.7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102.72포인트(1.30%) 뛴 7976.88에 마감했다.

뉴욕증시를 끌어올린 3가지 호재는 모두 중국에서 날아들었다.



이날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최근 3개월 간의 대규모 시위 사태를 촉발한 송환법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위대의 나머지 4가지 요구는 거부했지만, 시위의 발단이 된 송환법 문제에서 물러났다는 점에서 최소한 소요 사태가 격화될 가능성은 줄었다는 평가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철회 외에도 △경찰의 강경진압 관련 독립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해왔다.

그동안 시장은 중국의 홍콩 시위 무력진압과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중국 제재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상정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중국 중앙정부가 사태를 최악으로 몰고가길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게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중국의 경기부양 의지도 재확인됐다. 중국 CCTV에 따르면 이날 중국 국무원은 "경기부양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무원은 "중국 경제의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정책을 미세조정하겠다"고도 했다.

지급준비율은 은행이 고객들로부터 받은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말한다. 지급준비율이 낮아지면 은행이 대출에 쓸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면서 시중에 돈이 풀리는 효과가 생긴다.

중국의 경기호조 소식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8월 차이신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2.1로, 전월(51.6)보다 0.6포인트 올랐다. 이는 최근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PMI의 50은 경기 확장과 위축을 나누는 기준으로, 50보다 높으면 확장 국면에 있다는 뜻이다.

앞서 공개된 중국의 8월 차이신 제조업 PMI도 50.4로 전월(49.9)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다.

스파르탄캐피탈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 개선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며 "이 소식이 오늘 안도랠리의 방아쇠를 당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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