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금리인하' 美 국채 투자에 돈 몰린다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9.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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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채권 펀드 수익률 14% 넘어…미국채 ETF 수익률도 15∼20%

'안전자산 선호·금리인하' 美 국채 투자에 돈 몰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세계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금과 같은 안전자산 투자에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변동성이 낮은 미국 국채 등을 추종하는 펀드 설정액이 늘어나고 수익률도 상승하는 추세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국 국채와 우량회사 채권 등에 투자하는 북미채권 펀드 24개의 설정액은 올해 초 이후 3498억원이 늘어난 7332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4.14%다. 특히 'KB KBSTAR 미국 장기국채 선물레버리지 증권상장지수 투자신탁' 상품은 연초부터 32.75%의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ETF)도 각광 받고 있다. 'TIGER 미국채10년선물'은 올해 초 9980원에서 전날 1만1550원까지 17% 올랐다. 'KODEX 미국채10년선물',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도 모두 15∼20%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이 ETF들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초까지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한 차례씩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급격하게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미국 국채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채권뿐 아니라 금과 은, 백금 등 실물자산 가격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차라리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낫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그러나 안전자산 선호보다 달러 강세와 금리 인하가 채권 투자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화 표시 채권 수요가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채권 자체의 수익뿐 아니라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수반되는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채권 수익이 존재하기만 하면 손실이 상쇄된다는 장점이 있어 투자자들의 달러화 표시 채권 투자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금리 인하 역시 채권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내내 주식을 매도하고 채권을 매수하는 흐름이 이어져 왔다"며 "표면적으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영향으로 보일 수 있지만 유입된 채권자금의 구성을 보면 안전자산 매수는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미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 거는 시장참여자들의 기대가 급증해 미 장기채 중심의 채권 매수세가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통상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수요가 늘어난다. 기준금리와 채권금리를 똑같이 5%라고 가정했을 때, 기준금리가 4%로 떨어지면 5%짜리 채권의 기대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11년 만인 지난 7월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후 미국 경기 침체에 따라 계속해서 금리를 더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 투자에 지속적으로 돈이 몰리는 이유다.

이와 관련,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모든 금리의 기본이 되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채권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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