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기자간담회에 여야 썰전…"미디어 사기극"vs"소명에 협조"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19.09.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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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한국당 "조국, 국회를 기습 침략" 맹비난…與 "정략적 의도로 청문회 연기 불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에서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자 야당은 "거대한 미디어 사기극이자 국회 모욕"이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기자간담회로 검증을 원하는 조 후보자의 요청에 협조하면서 야당이 청문회를 하지 않으려는 '꼼수'로 일관하고 있다고 맞섰다.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오후 3시 30분쯤 같은 시각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에서 정한 인사청문회를 끝내 거부한 조 후보자가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기습 침략했다"며 "주권자 권리에 대한 명백한 테러이고 법치에 대한 유린"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만약에 법대로 인사청문회에 끝까지 응하지 않고 오늘 기자간담회로 유야무야 넘어가려 한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국민들이 내년 4월에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조 후보자와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양측의 입장을 발표하기 전 통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했다. 조 후보자가 협조를 요청했고 당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을 내렸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낮 12시쯤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조 후보자는 당에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대국민 기자회견 방식의 소명 절차를 밟을 것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며 "당은 조 후보자 입장을 반영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 후보자가 입장을 밝힐 수 있는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실시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오전까지 '증인채택'과 '청문회 일정'을 두고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이 문제 삼는 가족 증인(조 후보자의 딸과 아내, 어머니)을 모두 양보할 테니 오늘(2일) 증인 채택을 의결해 법대로 청문회를 하자"며 청문회 일정을 연기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이같은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야는 당초 2~3일 조 후보자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가 일정을 조율해 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로부터 증인 출석요구서가 증인들에게 도달할 수 있는 5일이 경과한 후라면 어느 시기든 괜찮다고 밝혔다. 그는 "법에 정한 청문회를 할 수 있는 기간은 오는 12일까지로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며 "오는 7일까지 합의하면 청문회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당은 청문회 연기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민주당 간사 송기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이 꼼수를 쓰는 바람에 지난주 목·금요일(지난달 29~30일)에 인사청문회 일정 결정이 내려지지 못했다"며 "오늘(2일) 오전에도 날짜를 더 뒤로 미루자는 주장만 반복하기 때문에 조 후보자 인사 청문회는 무산됐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의 '가족증인 채택'을 요구로 주말 내내 미루다가 청문회 당일인 오늘 아침 '가족증인을 양보하겠다'며 청문회 연기를 요구했다"며 "인사청문회 시간끌기는 추석 연휴까지 논란을 이어가 문재인 정부를 흠집 내기 위한 정략적 의도"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법적인 청문보고서 채택 기한인 2일을 넘겨, 3일 보고서를 다시 국회에 요청할 전망이다. 이때 열흘 이내로 송부 기한을 정하게 된다. 윤 수석은 "기한 문제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내일(3일) 돼봐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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