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 노조가 車노조에 보내는 메시지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08.3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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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에서 '노동조합 리스크' 파악은 기본입니다."

완성차 노조의 '하투'(夏鬪)에 대해 묻자 한 업체 관계자가 한 말이다. 여름이 되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노조 투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그의 말대로 7월 이후 노사 협상 소식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졌다.

지난 27일 자정을 앞두고도 임단협 타결 소식이 들려왔다. 현대자동차 노사였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노조가 파업권 확보에 나섰는데, 임단협에 잠정합의 했다는 것이다. 현대차 (251,000원 ▼500 -0.20%)가 파업 없이 임단협 잠정합의에 성공한 건 8년 만이다.



특히 현대차 노사가 합의점을 찾은 배경에는 일본 경제도발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물론 여론 악화를 우려한 양측이 명분으로 일본 수출규제를 제시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그저 하나의 명분이라도 현대차 노사는 갈등보다 협력과 화합을 '선택'했다.

잠정합의안이 나온 뒤 곳곳에서 '희망'과 '평화'라는 단어가 쏟아져 나왔다. 기존처럼 파업이 벌어졌으면 발생했을 손실 6000억원을 현대차가 아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반면 다른 완성차 노조는 사측과 날을 세우는 곳이 적잖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차기 집행부로 협상을 넘겼다. 한국GM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이 없으면 '전면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다음달 2일 예정된 노사 임협 상견례 전부터 전운이 감도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현대차 노조의 결단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여론에 긴밀히 대응하며 협의를 이어갔을 때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해냈다는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자정 가까이 이어지는 협상에도 포기하지 않고 해답을 만들었다. 다른 완성차 노사도 끝까지 교섭을 붙잡고 합의안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기자수첩]현대차 노조가 車노조에 보내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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