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UNIST, 컴퓨터 설계 기반 다공성 복합재료 합성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2019.08.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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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센서·약물 전달 등 활용 가능 기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와 UNIST 화학과 문회리 교수 공동연구팀은 컴퓨터 설계를 기반으로 한 이론적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다공성 복합재료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다양한 금속 이온 집합체와 유기 리간드로 구성된 화합물의 일종으로 나노 수준의 기공을 갖는 결정성 물질인 '금속 유기 구조체(MOF)'를 사용했다.



'금속 유기 구조체'는 각 구성요소의 다양성 덕분에 지난 20년간 8만여 개 이상의 구조들이 실험으로 합성됐다. 표면적이 매우 넓고 기공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기존의 제올라이트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다공성 물질이기도 하다.

컴퓨터 설계 기반 단결정 다공성 복합재료 합성 개요도. 연구진은 금속유기구조체(MOF) 데이터베이스의 구조들을 분석해 특정 면으로 서로 결합할 수 있는 MOF들의 쌍들을 찾아내고 이상적인 경계면 구조를 예측(그림 1 왼쪽),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온 MOF 쌍들에 대한 합성조건을 최적화해 두 개의 서로 다른 MOF를 깨끗하게 연결하는 구조를 합성했다.(그림 1 오른쪽)./자료제공=kAIST컴퓨터 설계 기반 단결정 다공성 복합재료 합성 개요도. 연구진은 금속유기구조체(MOF) 데이터베이스의 구조들을 분석해 특정 면으로 서로 결합할 수 있는 MOF들의 쌍들을 찾아내고 이상적인 경계면 구조를 예측(그림 1 왼쪽),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온 MOF 쌍들에 대한 합성조건을 최적화해 두 개의 서로 다른 MOF를 깨끗하게 연결하는 구조를 합성했다.(그림 1 오른쪽)./자료제공=kAIST


기존의 합성된 금속 유기 구조체 복합재료들은 두 물질의 경계면에서 서로 어떻게 결합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고 그 형태가 무질서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8만여 개의 금속 유기 구조체 중 표면에서 서로 결합할 수 있는 조합을 일일이 눈으로 찾아내는 것은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화학자의 직관만으로 새로운 이종 금속 유기 구조체 간 단결정 복합재료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연구팀은 미시적인 분자구조 정보를 활용해 먼저 합성 가능성이 큰 구조들을 선별한 뒤 이를 실험적으로 합성해 실제 새로운 복합물질을 개발하고 합성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김지한 교수가 이끈 시뮬레이션팀은 직접 개발한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기존에 발표된 8만여 개의 데이터로부터 특정 구조체의 결정면과 상호 연결될 수 있는 결정면을 가진 다양한 금속 유기 구조체 쌍들을 얻는 데 성공했다.


또 양자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두 금속 유기 구조체가 연결된 경계면이 가질 수 있는 안정적인 구조도 예측해 냈다.

문회리 교수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6종류의 새로운 금속 유기 구조체 복합재료를 성공적으로 합성해 시뮬레이션으로 예측된 내용이 실험적으로 합성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아울러 금속 유기 구조체 결정면 위에 다른 구조체가 하나의 구조로 자라나는 원리를 규명했고 두 물질의 기공이 서로 연결돼 내부까지 분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 성공한 서로 다른 두 금속 유기 구조체 간 경계면을 분자 수준에서 깨끗하게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는 다공성 복합재료는 지금껏 없던 새로운 개념의 물질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지한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나노 다공성 복합물질을 이론적으로 디자인해 합성까지 성공한 첫 사례라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 며 "이러한 복합물질은 각각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면서 융합된 새로운 성질을 나타낼 수 있어 촉매, 기체 저장 및 분리, 센서, 약물 전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월 9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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