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진보인데…조국 지지 vs 반대 갈린 이유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9.08.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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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공지영 등 "의혹 진실여부 아직 몰라" vs 우석훈·신평 등 "진보 귀족"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검찰개혁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검찰개혁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과 관련한 각종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진보 진영이 '조국파'와 '반(反) 조국파' 양측으로 갈라지는 모양새다.

진보진영 인사 중 소설가 이외수, 공지영은 대표적인 '조국 찬성파'다. 이외수는 자신의 SNS(사회연결망서비스) 트위터에 "언론들, 그리고 정치꾼들이 쏟아내는 그 많은 소문들과 의혹들이 과연 사실인지 아닌지도 확인해 보지 않은 채로 일단 짱돌부터 던지시는 건 아닌지, 찬찬히 한번 생각해봅시다"고 적었다.



그는 또 "이명박 박근혜 시절 언어도단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부정부패나 사고처리에 대해서는 찍소리도 못하던 성인군자들이 당시에 비하면 조족지혈도 못 되는 사건만 생겨도 입에 거품을 물고 송곳니를 드러내는 모습들. 갑자기 공자님을 위시한 역대급 도덕군자들이 한꺼번에 환생을 했나 싶을 지경"이라고 썼다.

공지영도 "나는 조국을 지지한다. 적폐청산 검찰개혁 절절했고, 그걸 하겠다는 문프('문재인 프레지던트'란 뜻의 인터넷 조어·문재인 대통령)를 지지했으니까"라며 조 후보자 측에 힘을 실었다.



그는 "문프께서 그걸 함께할 사람으로 조국이 적임자라 하시니까. 나는 문프께 이 모든 권리를 양도해드렸고 그분이 나보다 조국을 잘 아실테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싸움은 촛불의 의미까지 포함된 정말 꼭 이겨야 하는 싸움"이라며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과 촛불시위를 연결지었다.

요약하면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의 진실 여부를 아직 알 수 없고 문 대통령이 선택한 인물이며 촛불의 의미까지 포함해 수구세력과의 싸움인 만큼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진보진영 또 다른 스피커,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는 반대 의견을 냈다. 우 박사는 "예전 같으면 '한국에서 대학 보낸 것만 해도 잘한 것'이라고 봤을텐데 지금은 룰(rule)을 지켰느냐는 문제제기가 나온다"며 "고위 임명직은 사회적 영향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상태에선 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본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엘리트들의 인생관과 도덕관을 이 사회가 싫어한다"며 "공직의 기준이 점점 높아지는 것, 누군가에게는 불편할지 몰라도 사회는 그렇게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우 박사는 '88만원 세대'의 저자로 잘 알려져있다.

진보진영에서 활약하며 사회 각종 이슈에 대해 쓴 소리를 내온 신평 변호사도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신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진보라고 표방하면서 기득권 세력으로서 누릴 건 다 누리는 '진보 귀족'들의 행동엔 거침이 없다"며 "자신이 챙길 건 철저하게 챙겨왔다. 해방 후 지금까지 이렇게 기득권 세력의 발호는 그치지 않았고, 서민들은 사실상 개돼지 취급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반대파들은 공직의 기준이 높아졌는데 조 후보자는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는 점과 진보를 표방하지만 누릴 것은 다 누린 '진보 귀족' 기득권층이란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한편,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와 논란 여파에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도 하락했다. YTN이 의뢰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9~23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 ±2.0%p)해 26일 발표한 결과, 문 대통령의 8월 3주차 주간집계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보다 3.2%p(포인트) 내린 46.2%(매우 잘함 26.4%, 잘하는 편 19.8%)로 집계됐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4.1%p 오른 50.4%(매우 잘못함 36.5%, 잘못하는 편 13.9%)에 달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부정평가가 5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38.3%로 6주만에 30%대로 추락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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