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내 韓금융사 "타격 있지만 현재는 안도"

머니투데이 홍콩=이태성 기자 2019.08.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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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대규모 충돌 때에는 홍콩 철수하는 컨틴전시 플랜도 고려"

23일 홍콩에서 한 여성이 '일국양제를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유희석23일 홍콩에서 한 여성이 '일국양제를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유희석


아시아의 금융 허브인 홍콩에는 국내 금융사들도 다수 진출해있다. 이들은 시위 상황을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실제로 시위로 인해 보이지 않는 부분 등에서 타격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는 일부 과격파를 제외하면 평화시위 분위기가 안착돼가는 데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25일 머니투데이가 홍콩 현지에서 만난 금융인들은 과격시위가 한창일 때에 홍콩에서 법인을 철수하는 방안까지 고민했었다고 했다. 최보성 미래에셋대우 홍콩 법인장은 "글로벌 하우스 HR(인사관리) 부문 얘기를 들어보면 현지 법인에서 다른나라로 옮겨달라는 요구가 급증했다고 한다"며 "일부 홍콩사람들이 자산을 대만으로 빼려고 한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증권사의 홍콩 법인장 역시 "지난주만 해도 과격시위로 인해 중국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며 "현지에 진출한 회사들은 사실상 '비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의 대안으로 싱가포르 등이 실제로 언급되기도 했다"며 "어디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 홍콩에서 철수해 다른 거점으로 이동하는 비즈니스 컨틴전시(비상) 플랜을 고려한 금융사도 있었던 걸로 안다"고 했다.

이 같은 불안감은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진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손실을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최 법인장은 가시적인 손실은 아직까진 없었다면서도 "기존에는 홍콩에서 한국 기업들이 찾아와 NDR(기업설명회)를 위한 로드쇼 등을 했었는데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최근 몇건 취소됐다"고 했다.



홍콩내 韓금융사 "타격 있지만 현재는 안도"
실제로 홍콩의 반중국 시위가 격화하면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홍콩 증시 상장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7월 한달간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기업 수는 15곳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고,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 역시 17억달러로 57% 감소했다.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처음 발생했던 지난 6월 이후 3개 기업이 111억달러 규모의 IPO 계획을 연기했다.

다만 가장 큰 우려였던 중국의 개입은 가능성이 적어진 만큼 현지 법인의 실적 등에는 크게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국내 증권사 현지법인 관계자는 "홍콩정부가 세금혜택 등 24억달러(약 2조9064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며 분위기도 많이 변하고 있다"며 "시위는 홍콩의 펀더멘탈에 크게 영향을 주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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