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총리 취임 한 달…다시 커지는 '노딜' 경고음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8.2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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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기한 내 브렉시트" 강조해와… '백스톱' 폐기 전제로 EU에 재협상 요구

/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가 취임한 지 한 달에 가까워짐과 동시에 브렉시트 시한(10월31일)도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존슨 총리가 최우선 과제로 기한 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내놨었지만 재협상을 둘러싸고는 여전히 EU와 영국간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어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재차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꺼지지 않은 불씨, 백스톱…존슨 "폐기하자" vs EU "현실적 대안이 없다"=존슨 총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늦은 오후 도날드 투스크 EU(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기존 브렉시트 협상에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인 '백스톱' 조항에 대해 실행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조항이 제거된 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스톱이란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영국령)과 아일랜드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다. 요지는 유예기간인 2020년말까지 북아일랜드를 비롯, 영국 전체가 EU 관세 동맹에 잔류한다는 것인데 영국은 독자적인 무역정책을 세우기 어렵다며 이를 반대한다.

존슨 총리는 그동안 재협상 과정에서 걸림돌이 됐던 백스톱 조항을 폐기하고 이 조항을 대체할 특정 협약을 맺는다면 브렉시트 협상을 기한 내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란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EU 측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거부의사를 밝혔다. 투스크 의장은 서한을 받은 이튿날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밝혔는데 "백스톱은 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 정책"이라며 현실적인 대안책을 제시하지 못한 백스톱 반대론자들을 비난했다.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가 영국 의회와 EU를 설득시키는데 번번이 실패했던 조항이니 만큼 여전한 난항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지난 21일 독일을 찾은 존슨 총리와 만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0일 안에 (백스톱을 둘러싼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 안될 이유는 없다"며 영국으로 하여금 해결책을 듣길 원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EU에 재협상을 요구중인 존슨 총리에 유화적 제스쳐를 비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반해 22일 존슨 총리와 만남이 예고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BBC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이 제안한 재협상은 현재 존재하는 옵션(선택지)이 아니다"라며 "그것이 EU가 반복적으로 분명히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 브렉시터들로 새 내각 꾸린 英…'노딜 브렉시트' 대비 준비 중=시한 내 끝내 영국과 EU가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한다면 정해진 답지는 '노딜 브렉시트', 즉 합의없는 결별이다. 테리사 메이 전임 총리 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존슨 전 총리는 적극적으로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단 점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24일 '다우닝 10번가(영국 총리 관저 주소)'에 입성하면서 총리 취임 일성으로 "국회가 국민에게 거듭 약속했던 사항을 이행하고 10월31일 EU로부터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해서도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며 합의없는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지난달 25일 총리로서 의회 첫 연설에 나섰던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가 이뤄지려면 백스톱 조항의 폐지로 가야 함이 분명히 이행돼야 한다"고 말해 EU와 재협상에 나설 것임을 드러냈다.

존슨 총리는 내각 물갈이에 있어서도 강경 브렉시터들을 요직에 앉혔다. 총 17명이 한꺼번에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재무부, 외무부, 내무부, 교육부, 국방부 장관 등을 교체했다. 특히 브렉시트 관련 업무를 수행할 신임 외무장관에는 도미닉 라브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임명됐다. 라브 장관은 EU 탈퇴를 강하게 주장해왔다.

라브 신임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달 말, BBC와의 인터뷰에서 "존슨 총리가 노딜 브렉시트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을 지시했고 내각이 수용했다"고 말했으며 영국 재무부도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21억파운드(약 3조781억원)의 예비 자금을 추가로 준비했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영국은 EU와 백스톱 조항을 두고 재협상 승부를 내기 하되 현실적으로 노딜 브렉시트도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 있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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