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멤버 레이가 자신의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게시물.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나를 쳐도 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사진=엑소 레이 인스타그램.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엑소 레이부터 리우웬까지-홍콩 시위가 이어지며 중화권 스타들이 전선에 나섰다'는 칼럼에서 "중국의 대중문화 아이콘들이 당국이 벌이는 선전전(프로파간다)의 최전선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레이는 모델로 활동하던 의류 브랜드 캘빈클라인이 '하나의 중국' 표기 위반으로 보이콧 대상이 됐음에도 계약 해지를 하지 않아 중국 네티즌의 원성을 샀다. 이에 레이 측은 홍콩 콘서트를 취소하고, 삼성과 계약 해지를 선언하며 '하나의 중국'에 대한 지지를 보였다.
내년 3월 개봉 예정인 디즈니 영화 '뮬란'의 주연을 맡은 중국 배우 유역비도 '하나의 중국' 지지하며 홍콩을 비판했다. 이러한 유역비의 발언을 두고 네티즌들은 '뮬란보이콧(mulanboycott)'을 벌이고 있다. /사진='뮬란' 포스터
에프엑스 빅토리아, 워너원 출신 라이관린, 갓세븐 잭슨 등도 중화권 출신 아이돌도 SNS에 오성홍기(중국의 국기) 사진을 올리며 '하나의 중국' 지지 움직임에 동참했다. 눈에 띄는 점은 라이관린(대만), 잭슨(홍콩) 등 중국 본토 출신이 아닌 아이돌까지 중국 정부 지지를 표하고 나선 것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뭇매를 맞은 브랜드도 속속 나타났다. 베르사체, 스와로브스키, 지방시 등은 티셔츠나 웹사이트 등에 중국과 홍콩을 별도로 표기해 모델의 계약 해지 통보와 중국 내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브랜드들은 성명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긴급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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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출신 배우 성룡이 대만에서 새 앨범 쇼케이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
성룡은 앞서 홍콩 시위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6월 "홍콩 시위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2014년 우산혁명 당시에도 그는 "강한 나라(중국)가 없으면 부유한 집(홍콩)은 있을 수 없다"며 시위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성룡은 중국 정치자문기구인 양회에서 활약하는 등 친중적 행보를 보여왔다.
SCMP는 "홍콩을 강타한 폭풍이 거세지면서 중국 인플루언서들의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지 지켜볼 만하다"며 "왜 그들이 갑자기 애국심에 불타오르게 됐는지 의심해 봐야 할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나 여론의 압박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매체는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는 자신의 커리어를 걸고 투쟁에 합류한 중국판 데니스 호(2014년 우산혁명에 참여한 뒤 중국 시장에서 퇴출당한 홍콩 가수)의 등장을 기대하지 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