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립보다 대화, 기꺼이 손잡겠다” 日에 출구전략 제시

[the300]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 평화통일·극일 강조 “늦어도 2045년 하나된 나라”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하여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19.08.15.【천안=뉴시스】박진희 기자 =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이 분단 극복과 남북 평화경제의 선순환을 한일 갈등을 극복하고 경제강국으로 도약할 ‘새 한반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일본엔 강경 메시지 대신 대화와 협력의 의지를 거듭 전달했다. ‘극일’을 강조하면서도 한일 과거사·경제 갈등을 외교적 해법으로 풀자는 ‘출구 전략’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제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아 우리는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고 분단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책임있는 경제강국,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 남북평화경제를 세 가지 비전으로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자유무역의 질서를 지키고 동아시아의 평등한 협력을 이끌어내고자 한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책임 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본 정부에 “지금이라도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했다. 내년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과 관련해서도 “동아시아가 우호와 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지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유화 메시지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가 되고자 한다”며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는 길이고, 일본을 동아시아 협력의 질서로 이끄는 길”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시간표도 제시했다.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 원코리아(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역대 대통령이 연중 최대 국정메시지를 담아 온 광복절 경축사에서 ‘경제’를 최우선 화두로 내세운 것은 올해가 사실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통일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판문점 회동 이후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간의 실무협상이 모색되고 있다.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도 대화의 마지막 고비를 넘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