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수익률 ETF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하려면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19.08.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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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 인터뷰]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

편집자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가 금융계와 산업계, 정계와 학계의 관심있는 인물들을 만나서 깊이 있는 의견을 듣습니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부문장(상무) 인터뷰/사진=김창현 기자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부문장(상무) 인터뷰/사진=김창현 기자


ETF 투자열풍이 뜨겁다. 코스피에 상장된 ETF(상장지수펀드) 수는 430여개에 달하며 인터넷 상에서 클릭 한 번으로 국내 뿐 아니라 미국·유럽·중국 등 해외증시와 채권·골드·농산물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의 증가 추세와도 맞물려 ETF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ETF를 이용한 올바른 투자방법은 뭘까. 윤주영(48)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장(상무)을 직접 만나 ETF 투자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윤 상무는 ETF운용부문에서 한 우물을 판 ETF 전문가다. 2001년 유리자산운용 인덱스펀드 매니저를 시작으로, 20년 가까이 인덱스펀드 및 ETF 펀드매니저로 활동 중이다. 또한 KAIST 경영공학 박사로 ‘ETF의 액티브 리스크와 추적오차’ 같은 논문을 발표하는 등 ETF에 대해서는 이론과 실무 모두에 정통한 보기 드문 전문가다.



◇5% 수익률 달성을 위한 ETF 포트폴리오
연금계좌를 통한 ETF 투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한 노후자금을 보충하기 위한 목적이다. 윤 상무는 “연금자산과 ETF의 궁합이 잘 맞는다”며 “장기투자는 비용이 중요한데, ETF는 비용이 적고 투자자가 원하는 상품의 다양성도 만족시켜 줄 수 있으며 펀드의 단점인 환매시차가 존재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윤 상무에게 연금계좌의 ETF 투자를 통해서 연간 5%의 수익률을 얻고자 한다면 어떤 ETF에 투자하는 게 좋은지 물었다. 국민연금이 1988년 설립이후 2018년 말까지 31년 동안 기록한 연 평균 수익률이 5.24%다. 개인투자자가 연금계좌를 통해, 매년 5%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는 생각에서다.



윤 상무는 전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를 고려할 때, 5%의 수익률은 과거보다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걸 전제로 깔고 말을 이어갔다. “과거에는 위험자산인 주식비중 30%, 채권비중 70%로 수익률 5% 달성이 가능했겠지만, 앞으로는 주식비중이 50% 이상이어야 한다”고 윤 상무는 강조했다.

또한 윤 상무는 “국내주식에만 투자해서는 5% 달성이 힘들며 △글로벌자산 △대체투자 △인컴형자산에 장기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상무가 제시한 ETF 포트폴리오는 주식 50%, 채권 30%, 대체투자 20%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은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다.

5% 수익률 ETF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하려면
먼저 주식 50%는 미국나스닥100(20%), 200 커버드콜 ATM(10%), 유로스탁스배당30(10%), 글로벌4차산업혁신기술(5%), S&P글로벌헬스케어(5%) ETF를 통해, 코스피, 미국 및 유럽의 IT·헬스케어·고배당주에 투자한다.


다음으로 채권 30%는 미국채10년선물(10%), 단기선진하이일드(10%), 중장기국채(10%) ETF를 통해 미국채, 선진국 국채 및 우리나라 국채 투자에 할당한다. 마지막으로 대체투자는 부동산인프라고배당(10%), 글로벌자원생산기업(10%) ETF를 통해 국내 리츠·인프라 기업과 글로벌 자원기업에 투자하는 방안이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 투자 비중이 30%에 불과하고 해외 투자 비중이 70%에 달하는데 이미 자산배분에 있어서 해외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듯하다.

윤 상무는 “개인 투자자가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주기적인 리밸런싱까지 시행하는 게 쉽지 않아, 증권사의 포트폴리오 서비스가 필요할 것”이라며 “투자자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EMP(ETF Managed Portfolio) 서비스가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ETF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로보 어드바이저 업체의 ETF 추천 서비스도 이용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국내에도 에임, 플레인바닐라 등 여러 업체가 ETF로 구성한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고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자신만의 EMP 구성도 가능하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부문장(상무) 인터뷰/사진=김창현 기자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부문장(상무) 인터뷰/사진=김창현 기자
◇ETF 시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 거래량 위주의 종목 선정 추세 및 ETF 정보 부재
차분하고 온화한 표정의 윤 상무는 ETF에 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 했다. “2002년 처음 도입된 국내 ETF 시장의 아킬레스 건은 국내주식 위주라는 ‘홈 바이어스’(Home Bias: 자국 편향)와 레버리지나 인버스 위주로 단기성향이 높은 점”이라고 윤 상무는 국내 ETF 시장의 한계를 지적했다. 다만 홈 바이어스는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ETF 출시 증가로 점차 해소되는 추세다.

윤 상무는 국내 ETF 시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거래량 위주로 투자 ETF를 선정하는 추세와 ETF에 대한 정보 부재를 들었다. 윤 상무는 “개인투자자는 거래량 위주로 투자할 ETF를 고르는데, 본인이 원해서 그런 면도 있지만 구조적인 이유도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가 잘 되는 기준으로 ETF를 고르다 보니, 레버리지 혹은 인버스 ETF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3일 기준, ETF 거래량 1~3위도 코스피200 인버스X2, 코스닥 150 레버리지, 코스닥 150 인버스 순으로 모두 인버스 혹은 레버리지가 포함된 ETF다. 이는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에 베팅하는 ETF 투자의 기본 정신과도 일정 부분 상충된다.

“최근 상장된 부동산인프라고배당도 좋은 ETF인데, HTS로는 자세한 정보를 알기 힘들다”며 윤 상무는 정보의 부재도 ETF 시장의 문제점으로 들었다. “거래량이 많은 ETF는 전체의 5~10% 밖에 안되기 때문에 거래량 대신 다양한 ETF의 성격 및 구성종목들을 분석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윤 상무는 “기관은 ETF를 고를 때, 운용보수와 트래킹 에러를 최우선시한다”며 “단기투자에 치중하는 등 투자의 시간 지평(time horizon)이 짧으면 유동성을 중시하게 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다시 한번 장기 투자를 강조하는 걸 잊지 않았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부문장(상무) 인터뷰/사진=김창현 기자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부문장(상무) 인터뷰/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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