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진행된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의 면담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후 청와대에서 상황설명 브리핑을 열고 "우리 정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오늘 각의결정을 통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키로 결정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근거 조차 모호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지 협의하려는 노력을 지난달 일본에서 한미일 고위급협의를 갖자는 미측 제의로 처음 시작했다"며 "우리는 이에 동의했으나 일본 측이 거절하면서 무산됐다"고 강조했다.
또 "많은 분들이 왜 우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특사 파견을 하지 않느냐고 비판 하기도 했다"며 "이미 우리 정부 고위 인사의 파견은 7월 중 두 차례 있었다. 우리측 요청에 따라 고위 인사가 일본을 방문해 일측 고위인사를 만났다"고 공개했다.
김 차장은 "당시 우리측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제안하는 데 왜 8개월이나 걸려야 했는지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일측이 요구하는 제안을 포함하여 모든 사안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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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일 갈등을 해결코자 하는 노력에 최근 미국도 동참했다"며 "일시적으로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동결하고 일정기간 한일 양측이 외교적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하는 소위 현상동결합의(standstill agreement)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측은 이러한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일본과 협의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거부로 미국의 중재가 불발됐다는 얘기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일측은 우리측 제안을 즉각적으로 거부했다"며 "일본 측은 현상동결합의 방안에 관해서도 즉각적인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지난 수십 년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했던 우리를 안보상의 이유를 핑계로 동 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은 우리에 대한 공개적인 모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