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태국)=뉴시스】최동준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9.08.01. photo@newsis.com](https://thumb.mt.co.kr/06/2019/08/2019080116577651229_1.jpg/dims/optimize/)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각의 하루 전인 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만나 화이트리스트 제외 방침에 대한 최종 담판을 벌였다. 두 장관이 만난 것은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 조치 이후 처음이다.
강 장관은 이날 고노 외무상과 회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은 분명히 했다”며 “만약 결정이 내려진다면 한일관계에 올 엄중한 파장에 대해서도 분명히 얘기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 확답은 없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일본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결정하면 대응 카드로서 GSOMIA의 재검토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GSOMIA는 1945년 광복 이후 한일이 맺은 첫 군사협정으로 1년 단위로 협정기간이 연장된다.
2016년 11월 체결한 이후 지난 2년 동안 별다른 이견 없이 자동 연장돼 왔다.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GSOMIA 파기가 현실화되면 한일 양국의 갈등 차원을 넘어 한미일 3각 안보협력 등 동북아 안보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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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각의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수출규제가 안보상의 이유로 취해진 조치인 만큼 한일 안보의 틀에서 여러 가지 요인들을 우리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이 배제될 경우 훨씬 더 관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고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일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상황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GSOMIA 재검토는 청와대발(發)로 언급된 화이트리스트 대응카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 때 관련 질문에 “지금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나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방콕에서의 한일 외교장관회담과 비슷한 시간인 오전 10시 30분 청와대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과 상황점검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점심시간을 넘겨 2시간 15분 동안 진행됐다.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파장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경두 장관과 조세영 차관이 참석한 만큼 정부는 맞대응 카드로서 GSOMIA 파기 가능성까지 심도 있게 검토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본의 각의 결정 시점이 2일 오전 10시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같은날 GSOMIA 파기 등 한일갈등의 ‘확전’을 막기 위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ARF 참석을 위해 방콕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2일 오후 한미-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