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금리차 부담덜었다…이주열 "국내상황 대응"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19.08.01 14:15
글자크기

한은, 파월 의장 "일회성 아니다'' 발언 주목…경기부진하면 한국도 추가인하 가능성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해 현재 기준금리는 2.00~2.50%가 됐다. 2019.8.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해 현재 기준금리는 2.00~2.50%가 됐다. 2019.8.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인하되면서 한국은행이 당장 걱정하던 추가 금리인하 부담이 다소 줄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경제 상황이 악화하는 경우 정책적 대응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대해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덜 완화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미 연준은 지난달 30~31일(현지시각) FOMC 회의를 열고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연2.00~2.25%로 0.25%포인트 낮췄다.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미금리차는 0.75%포인트로 다시 좁혀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명확하게 보험적 성격이며, '중간 사이클'(mid-cycle)의 조정"이라며 "장기적인 금리인하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했다. 최대 0.50%포인트 인하까지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시장 평가를 판단한 결과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여전히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이번 금리인하가 일회성으로 그친다고 하지는 않았고, 이번에도 미 경기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며 "그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향후 국내 통화정책과 관련 "경제상황이 많이 나빠진다면 통화당국으로서 어떻게 대응할지 당연히 고민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협상이 어떻게 될지 아직 예단할 수 없고, 일본의 수출규제도 상당히 큰 리스크"라고 했다. 지난 7월 금리인하에 이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경기부진으로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 한미금리차가 축소된 점은 통화당국 입장에서 반길 일이라는 평가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우리 기준금리가 아직 실효하한에 도달한 건 아니고, 아직 정책여력도 있다는 입장"이라며 "(한미금리차) 부담은 줄었다. 국제금융시장 흐름이나 국내 거시경제여건,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주열 총재가 정책여력을 이야기하면서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시그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한은이 정책여력을 고민한다는 것 자체에서 내릴 수 있는 한계까지는 내리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올해 4분기와 내년 초 두 차례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