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그런데 포레스트 검프는 어떻게 새우를 잡았을까. 영화에 나오는 새우잡이 그물은 '바닥 끌그물'(저인망)이다. '새우깡 사태'로 새롭게 조명된 바로 그 그물이다. 바닥 끌그물은 새우깡에 대한 관심 뿐 아니라 해양 쓰레기 문제까지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 중 전북에서 잡힌 꽃새우만 1761톤(65.4%)이다. 특히 군산 앞바다에서 가장 많이 잡힌다. 해수부가 군산수협을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군산수협의 꽃새우 위판량은 6만3174 상자다. 꽃새우는 무게가 아니라 상자 단위로 거래한다. 1상자가 약 15kg이라는 점에서 대략 987톤에 이른다.
군산의 꽃새우가 농심을 얼마나 의존했는지는 가격동향만 봐도 알 수 있다. 군산수협을 통해 거래된 꽃새우는 2016년 기준 한 상자에 평균 6만6737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7월에는 3만6530원까지 떨어졌다. 농심만 믿고 판매처를 다양화하지 못했던 결과다. 어민들이 이번에 반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새우깡 사태의 핵심은 해양쓰레기 = 새우깡 문제로 제기된 쟁점은 몇 가지 있다. 사기업의 결정에 정치권까지 개입한 게 타당한지를 두고선 의견이 엇갈린다. 하지만 새우깡으로 불거진 해양쓰레기 문제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은 꽃새우가 "해양쓰레기 문제의 민낯을 보여줬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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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국산 꽃새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이물질이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바닥 끌그물을 사용하다보니 꽃새우뿐 아니라 해양쓰레기가 같이 나온다는 것이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도 새우 그물에서 이물질이 함께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같이 이치다.
새우는 다리와 수염이라는 생물학적 특성 탓에 유독 바닥에 있는 해양쓰레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해양 바닥의 쓰레기가 새우 몸에 잘 붙을 수밖에 없다. 반면 농심이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알래스카 지역의 꽃새우는 '중층 끌그물'로 잡는다. 바다 속의 중간층에서 사는 수산물을 잡는 방식이다.
해양쓰레기는 지난 6월 말 끝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정도로 전 세계적인 관심사다. 하지만 당면 과제로 여겨지지 않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해양쓰레기는 14만9000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발생량만 6만7000톤에 이른다.
해양쓰레기 중 플라스틱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2017년 이후 한국의 바다에서 죽은 바다거북 중 20마리의 위장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한국 바다에 남아 있는 해양 플라스틱은 11만8000톤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미세 플라스틱은 얼마나 있는지 정확하게 알기도 힘들다.
정부는 지난 5월 '해양 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2022년까지 해양 플라스틱을 30% 줄이겠다고 밝혔다. 올해 해양쓰레기 관련 예산은 569억원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양쓰레기는 다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관심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속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