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98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 참석한 아이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날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는 여느 때와 같이 수요집회가 열렸다. 제1398차 수요집회에 모인 800여명(주최 추산)은 한목소리로 "일본 정부는 공식 사죄하라"고 외쳤다.
집회 중간중간 소나기가 내려도 참석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과거를 인정해야 미래도 존재한다',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등 피켓도 손에 들었다.
전남 장흥중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문광민 군도 "일본 정부의 뻔뻔한 태도에 화가 난다"며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낼 때까지 이 분노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같은 시각 중학동 일본대사관 건물 앞에서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1인 시위가 진행됐다.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정도영씨(54)는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에 책임 의식을 느끼고 사죄를 하기는커녕 경제보복으로 대응한 데 대한 자연적 분노로 나왔다"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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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아베 규탄 2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경제침략 중단, 평화방해 규탄, 친일적폐 청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를 촉구하며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중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는 지난 20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역사왜곡·경제침략·평화위협 아베규탄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욱일기를 찢는 등의 퍼포먼스를 했다.
일주일 뒤 27일에는 광화문광장으로 옮겨와 5000여명이 참여하는 2차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들은 광복절까지 총 다섯 차례의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부산 등 지역시민단체와도 연계해 집회 규모를 전국 단위로 늘려 더 많은 시민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이 표현과 행동의 자유를 가지고, 일본 정부나 기업에 대해 사회운동이라는 형태로 부당한 점을 알리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정부도 마냥 불을 붙이는 태도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수단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