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한국 영공을 침범하거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러시아-중국 군용기들. 카디즈에 무단 진입한 러시아 TU-95 폭격기(위에서부터 시계방향)와 중국 H-6 폭격기,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러시아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공 침해와 관련한 한국의 대응 태세를 시험하고 한일관계 및 한미일 3국 공조에 균열을 내 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미8군 사령관을 지낸 버나드 샴포 예비역 중장은 VOA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북아시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동시에 최근 삐걱대는 한일 공조를 시험해본 것 같다"고 말했다.
미 특수전사령부 출신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중국과 러시아의 노림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러의 도발은 한미일 3국 관계의 균열을 노리는 의도된 행동"이라며 "특히 한일 사이에 더 많은 마찰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계속하기보다는 이번 사건을 동북아 안보 상황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한일갈등이 양국 안보를 저해하고 있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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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지역 전문가 출신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보좌관은 방공식별구역과 영공은 다른 개념이라면서 방공식별구역 내 비행은 불법이 아니라고 했다. 다만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상당히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현 국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영토 분쟁 한복판에 끼어드는 것은 도발적이고 불필요하다. 걱정되는 일"이라며 "만약 한국 영공 침범이 사실로 판명날 경우 두 나라는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영유권 논쟁이라는 또 다른 외교적 문제가 포함돼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너선 밀러 일본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독도를 비행하는 것은 한일 긴장관계를 높일 수 있다"며 "이것은 어느 정도 중러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진다. 한일관계 악화는 미국과 우방국간의 동맹을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