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트럼프 탄핵안' 헛스윙… 내분으로 참패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7.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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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서만 반대가 137표 나오며 부결, '분열론' 고개… 트럼프 "멍청한 짓"

17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스빌에서 대선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17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스빌에서 대선 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미 하원에서 큰 표차로 부결됐다. 발의한 민주당에서만 반대표가 137표나 나오면서 당내 균열론이 제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대통령 탄핵안은 찬성 95표 대 반대 332표로 부결됐다. 표결에서 여당인 공화당(197석)뿐 아니라 하원 다수를 장악한 민주당(235석)에서도 많은 수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 4명에게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발언해 인종차별 논란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라시다 틀라입, 일한 오마르, 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 등을 겨냥해 트위터에 "미국이 아닌 원래의 나라로 돌아가서 완전히 무너지고 범죄로 들끓는 곳을 바로잡는 게 어떤가"라고 썼다. 이들 네 명은 모두 이민자 출신이거나 흑인 등 백인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17일(현지시간) 부결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한 민주당 소속 앨 그린 하원의원. /사진=AFP17일(현지시간) 부결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한 민주당 소속 앨 그린 하원의원. /사진=AFP
이에 민주당 소속 텍사스주 하원의원 앨 그린은 전날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했다. 그는 탄핵 결의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발언으로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경멸과 조롱, 망신을 주고 오명을 씌웠다"며 "그는 미국 국민 사이에 불화의 씨를 뿌렸고,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신중론을 폈다. 펠로시 의장은 "국민이 그들 편에 서지 않는 한 탄핵을 추진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6개 상임위원회를 통해서 권력 남용, 사법방해 그리고 대통령이 관여했을 수 있는 나머지 의혹들과 관련한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확한 탄핵의 핵심 사유 없이 탄핵안을 가결하면 자칫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결집만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른 중도파 민주당 하원의원들도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보고서 내용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베로니카 에스코바르 민주당 하원의원은 표결을 앞두고 "나는 지금이 현명한 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공직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지만 우리는 우리가 정말로 따라야 할 중요한 과정을 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킴 제프리 민주당 하원의원도 "24일로 예정하고 있는 뮬러 특검 하원 청문회가 잘 진행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 급진파와 중도파 사이 내부 갈등이 노출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민주당의 분열이 어느 정도인지 드러났다"고 평가했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역시 "이번 표결이 민주당 하원의 분열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망신'이라며 비꼬았다.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스빌에서 대선 유세 도중 "지금 막 압도적 차이로 탄핵안이 부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 시간 낭비 말고 이제 일로 복귀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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