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부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타고 다녔던 메르세데스 벤츠 방탄 차량의 밀수입 경로가 드러났다. /사진=AFP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 워싱턴 DC 소재 비영리그룹인 선진국방연구센터의 자료 및 탐사 취재를 통해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를 적재한 컨테이너의 이동 경로를 이같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 선진국방연구센터는 벤츠 차량 '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와 '마이바흐 S62'의 북한 반입 경로를 추적했다. 이 차량들은 각각 50만달러(약 5억9000만원)을 뛰어넘는 고가다. 두 차량이 적재된 컨테이너는 지난해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배 편으로 중국 다롄항으로 향했다. 이후 일본 오사카항을 거쳐 9월30일 컨테이너는 부산항에 도착했다. 하루 뒤인 10월1일 토고 국기를 단 화물선 DN5505로 옮겨진 컨테이너는 러시아 나홋카항으로 향한 후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껐다.
두 벤츠 차량의 추후 행적은 공개 자료에선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NYT는 전문가 분석 등을 통해 이 차량들이 항공편을 통해 북한까지 운송된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화물기의 적재 용량과 김 위원장의 방탄 리무진을 수송한 역할 등을 감안했을 때 당시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도착한 항공기들이 차량들을 수송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벤츠 제조사인 다임러 측은 "제 3자간 거래나 중고차 판매 등은 회사의 통제와 책임에서 벗어난다"며 "이 차량들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고 납품됐는지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