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환 회장 "이제 자본수출 시대..국민 돈 불리겠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7.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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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인베스트먼트 창립 20주년…"운용자산 6조..투자로 국민경제 기여할 것"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


"미국과 일본이 매년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내면서도 잘 먹고 잘 사는 이유는 자본수출 때문이다. 전세계에 깔아놓은 투자금에서 나오는 수익이 있으니 무역 적자 나도 걱정을 안 한다."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20주년 간담회에서 해외 투자를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앞으로 투자를 통한 사회 기여와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도 회장이 1999년 설립한 투자회사다. 창립 때 400억원 규모의 1호 벤처 펀드로 출발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AUM)은 약 5조4472억원으로 불었다. 누적 기준 운용자산은 약 6조5768억원이다. 벤처캐피탈(VC), 사모펀드(PEF),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 등을 아우른다.

도 회장은 국내 시장은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만큼 투자의 눈을 해외로 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투자 시장의 체력과 경쟁력, 자본 규모가 성장하며 해외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류, 친밀도, 국가 간 상호 보완적 요소를 고려할 때 성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자본축적을 이룬 나라는 자본주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 일본, 그리고 우리와 중국 정도"라며 "제조업의 고도화와 이를 통한 지속 성장도 필요하지만, 이제 자본수출을 통해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그동안 중국 상해, 대만 타이페이,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소를 설립했고 올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신규 사무소를 열었다. 앞으로 인도 등 추가적으로 해외 거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도 회장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자금은 주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출자를 받은 돈인데, 결국 국민의 돈으로 우리가 투자를 하는 구조"라며 "국민들 돈이 대부분 국내에 있다고 생각하면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높고, 특수 상황 때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도 회장은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사훈이 '투자보국'이라며, 투자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회사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를 투명하게 경영하고, 모든 임직원이 국민의 소중한 돈을 제대로 운용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투자를 통한 국민경제 기여에서 더 나아가 사회공헌활동 확대 등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더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도 회장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대기업에 주로 투자하며 사실상 대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는 "국내에서 PEF가 법적으로 출발한 건 15년 전인데, IMF 외환위기 때 외국 자본에 알짜 기업을 모두 뺏긴 데 대한 반성으로 우리도 금융기법 선진화와 토종 PEF 육성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며 "아직도 부족하지만, 토종 PEF가 어느 정도 실력과 자금을 갖추면서 '국내 기업의 좋은 딜은 우리 자본으로 국민과 함께 하자'는 대의명분으로 대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에 투자한 경우 이사회 참여 등을 통해 투명성 및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며 "대기업 투자를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 국내 자본이 국내 대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그 이익을 국민과 향유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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