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불똥 억만장자 10만명 줄었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7.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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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게미니보고서 "전세계 HNWI 10만명 감소…특히 중국 억만장자가 입은 손실 전세계 4분의 1 차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전세계 억만장자들이 총 2조달러의 손실을 봤다. 특히 중국 거부들이 입은 손실이 컸다. /사진=AFP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전세계 억만장자들이 총 2조달러의 손실을 봤다. 특히 중국 거부들이 입은 손실이 컸다. /사진=AFP


지난해 전세계 억만장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총 2조 달러(약 2341조4000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의 자산이 3% 감소해, 전세계 억만장자의 수도 10만명 감소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거부의 손실이 컸다.

최근 발표된 다국적 컨설팅업체 캡게미니(Capgemini)의 연간 세계재산보고서(World Wealth Report 2019)에 따르면 세계의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지난 7년간 성장해오다 지난해 3% 감소해 총 68조1000억달러(약 8경473조7700억원)를 기록했다. 전세계 억만장자의 수도 10만명 감소해 총 1800만 명으로 조사됐다. 캡게미니 보고서는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이 100만달러(약 12억원) 이상인 사람들을 고액순자산보유자(High Net Worth Individuals· HNWI)로 분류해 이들의 재산 추이를 매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있는 억만장자들의 손실이 컸다. 전세계 HNWI가 입은 손실의 4분의 1이 중국인일 정도다. 지난해 중국의 HNWI가 입은 손실은 총 5000억달러(약 585조원)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중국 증시의 폭락세가 배경이 됐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5% 폭락했다. 보고서는 "중국 증시뿐 아니라 세계 증시가 2018년 강세로 출발했지만 이후 진행 과정에서 상승할 추진력이 사라지며 저조하게 끝났다"고 설명했다. 캡게미니는 증시 폭락의 주된 이유로 금리 인상과 무역갈등 우려를 들었다.

다른 지역도 HNWI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억만장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함에 따라 아시아 HNWI의 손실 규모는 전세계 손해의 절반 이상(53%)을 차지했다.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의 HNWI 감소도 각각 4%와 3%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저 실업률과 경제 호황을 기록했던 미국 역시 전체 부자는 1% 줄어들었다. 반면 유일하게 중동에서는 HNWI가 4% 증가했다.



이에 대해 미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해는 불확실성 확대의 시간"이었다며 "최상위 계층인 억만장자들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향후 HNWI들의 자산 가치는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1년동안 세계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걸었던 미중 무역전쟁이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에 들어갔고, 미국과 유럽에서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등 앞으로 부유층의 자산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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