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트럼프" 외교문서 유출에...美-英외교갈등 격화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7.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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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 영국대사 외교문건 유출에 트럼프 "상대 않겠다" 트윗 후 만찬 초청 취소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영국대사의 외교문서 유출 사건이 미국과 영국간 외교갈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무능하다'고 평가한 킴 대럭 주미대사의 교체를 사실상 촉구했고,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도 싸잡아 공격했다. 영국은 "대사가 솔직한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맞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대럭 영국대사를 잘 알지 못하지만, 그는 미국 내에서 호감을 받거나, (업무를) 잘하는 인물은 아니었다"라면서 "우리는 더는 그를 상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이날 예정된 만찬 행사에서 대럭 대사 초청을 취소하는 등 사실상 주미 영국대사 교체를 요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게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정책을 놓고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그는 "나는 메이총리에게 브렉시트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말했지만, 그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기로 했다. 완전히 망쳐놓을 것을 보라"면서 "다행히 반가운 소식은 곧 영국이 새 총리를 뽑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폭탄 발언들은 지난 7일 영국 데일리메일이 대럭 대사가 2017년부터 최근까지 영국에 보낸 외교 전문을 폭로하는 기사를 내보면서다. 데일리메일이 공개한 외교 문건을 보면 대럭 대사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무능하다"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불안을 조장한다"는 등 힐난 섞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백악관이 전례없이 망가졌다"면서 "대통령은 불명예스럽게 임기를 끝낼 것"이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문제는 영국 정부가 이러한 외교 문건 유출 사태에 대해 "아주 유감스럽다"면서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대럭 대사에 대해선 옹호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솔직한 의견을 전달하는게 대사의 업무"라면서 "메이 총리는 대럭 대사에 '전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며 두둔했다.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도 “대사의 의견은 개인적인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안그래도 브렉시트 문제와 새 총리 선출 등 복잡하고 불안한 정치적 상황 속에 놓인 영국이 이번 문건 유출 사건으로 외교적 입지가 더욱 취약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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